[이성필기자] "이런 상황에서 위기 극복 방법이 나오겠죠."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머리가 아프다. 시즌 시작 전 우승컵 한 개를 반드시 들겠다며 호언 장담을 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는 16강에서 탈락했다. FA컵도 32강에서 좌절하며 정규리그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챔피언스리그와 FA컵 탈락 이면에는 중앙 미드필더 김은선과 오장은의 부상 이탈이 치명적이었다. 김은선은 5월 2일 클래식 9라운드 전북 현대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 단순 타박상이라 2주면 회복할 수 있다고 했지만, 어느새 한 달을 넘겼다.
오장은은 동계훈련 연습 경기에서 당한 무릎 부상이 낫지 않았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오장은도 복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수비 앞에서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주는 두 선수의 부상은 수원의 전체 틀을 흔드는 상황이 됐다. 오른쪽 풀백 오범석을 중앙에 배치하는 등 나름대로 고육지책을 써보고 있지만 쉽지 않았다.
13일 성남FC와의 클래식 12라운드 순연 경기는 수원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경기였다. 33명의 선수단 중 정성룡, 염기훈은 A대표팀에, 장현수와 연제민은 22세 이하(U-22) 대표팀에 차출됐다. 그나마 없는 팀 사정을 고려해 권창훈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부상자들도 있다. 김은선, 오장은 외에 원톱 카이오도 이탈했다. 카이오는 마스크를 쓰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민상기도 부상 당해 8명이나 빠진 상황이다. 백지훈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성남전 엔트리에서 빠졌다.
교체 선수를 포함해 18명을 경기 출전 명단에 넣어야 하는 수원 입장에서는 즉시 전력감과 골키퍼를 제외하면 정말 소수의 인원으로 계속되는 리그 운영을 해야 한다.
서정원 감독은 "김은선과 오장은 둘 다 빠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김은선이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는데 앞으로 3주는 더 걸릴 것 같다"라고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성남전에서도 수원은 변함없이 실점했다. 정대세의 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김두현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1-1로 비겼다.
수원은 올 시즌 치른 24경기 중 무실점 경기가 두 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7월 중순까지 7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차·포를 떼고 나서지만 서 감독은 "위기를 견뎌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위기 극복 방법이 나오지 않겠느냐"라며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경기 중 조지훈을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하고 홍철을 측면 공격수로 전진 배치하는 등 나름대로 애를 썼지만 성남의 압박은 거셌다. 정대세가 투쟁적으로 나선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수원의 사정을 대변하듯 경기 중 수원팬들은 군가 '최후의 5분'을 합창했다. '숨 막히는 고통도 뼈를 깎는 아픔도…(중략)…최후의 5분이다. 끝까지 싸워라'라는 가사대로 어떻게든 버텨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노동건 골키퍼의 몸을 날리는 선방 등으로 어떻게든 버틴 수원은 승점 1점을 확보, 27점으로 2위 탈환에 성공했다. 그래도 갈 길이 먼 수원이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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