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의 좌완 투수 허준혁(25)이 인생투를 펼쳤다. 비결은 달라진 컨트롤에 있었다.
허준혁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상대 에이스 해커와 맞대결을 펼치며 6이닝 4피안타 2볼넷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두산은 4-2로 승리하며 NC전 4연패에서 벗어났고, 허준혁은 2010년 이후 무려 5년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허준혁은 최고 시속 138㎞의 직구에 커브를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했다. 구속이 빠르지는 않았지만 제구력과 날카로운 변화구를 앞세워 NC의 강타선을 제압해 나갔다. 이 부분이 바로 허준혁의 달라진 점이었다.
실제로 허준혁은 이날 볼넷 2개를 내주긴 했지만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크지 않을 정도로 일정한 컨트롤을 유지했다. NC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허준혁의 공에 만만하다는 듯 스윙을 하다가 범타로 물러나곤 했다.
경기 후 허준혁은 "원래 공이 느린 투수는 아니었는데 컨트롤을 잡기 위해 투구폼을 바꾸면서 구속이 좀 느려졌다"며 "하지만 타자를 상대하는 것에는 지금 이 상태가 더 나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분명 시속 140㎞를 넘기지 않는 구속으로 타자를 제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두산의 유희관 등 느린 공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투수들도 있다. 허준혁 역시 컨트롤을 보완하며 프로 데뷔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이날 허준혁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6이닝), 투구수(93개) 신기록을 수립했다. 퀄리티스타트 역시 데뷔 첫 기록.
허준혁은 오랜만의 승리에 대해 "감회가 새롭다. 승리할 줄 몰랐는데 공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던진 것이 6회까지 이어져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길면 3이닝 정도를 생각했는데 다행히 오래 버텼다"고 웃음을 지었다.
시즌 내내 2군에 머물다 이날 처음 1군 마운드에 오른 허준혁이다. 이에 대해 그는 "2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캠프도 2군 캠프를 갔던 것이 좋았다"며 "그동안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해 몸상태가 좋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허준혁은 "각오, 목표를 말하기보다 오늘 잘 던진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자만하지도 않고 1군에 계속 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사령탑도 허준혁의 호투를 칭찬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특히 2군에서 묵묵히 준배를 해온 (허)준혁이가 팀이 어려울 때 기대 이상의 피칭을 보여줘 감독으로서 고맙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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