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유재신(넥센 히어로즈)은 팀내에서 주전 멤버가 아닌 백업 역할을 맡고 있다.
그래도 팀 입장에선 없어서 안될 존재다. 마운드에서 좌타자 상대 좌완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한 것처럼 유재신도 주루와 수비에서 팀이 꼭 필요한 상황, 그라운드에 나선다.
그가 대주자로 나서는 경우는 대부분 넥센이 득점을 노리는 상황이다. 넥센 벤치는 승부처에서 유재신 카드를 주로 꺼낸다.
그런 그가 선발 라인업에 들었다. 주전 외야수인 이택근의 부상 때문이다. 이택근은 지난 1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수비 도중 왼쪽 손목을 다쳤다.
주전 2루수 서간창의 복귀를 앞두고 있던 팀에게는 악재가 분명했다. 이택근은 올 시즌 주로 톱타자로 자주 기용됐고 부상 전까지 타율 3할2푼8리 8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주축 선수로 제몫을 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13일 수원 kt전에서 이택근을 대신할 카드로 유재신을 점찍었다. 그는 중견수 겸 2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리드오프로 나선 김하성과 함께 테이블세터진에 들었다.
유재신은 타석에서 삼진 2개를 당하긴 했지만 멀티히트(5타수 2안타)를 쳤다. 기선을 제압하는 투런포를 포함 역시 멀티히트를 친 김하성과 테이블세터로 제 역할을 다한 것이다. 넥센은 10-1로 kt에 승리했다.
프로 10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유재신에게 이날 경기는 의미가 있었다. 외야수로는 처음 선발 출전이었기 때문이다. 내야수로 선발 명단에 들었던 때를 따져도 지난 2013년 6월 2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당시 2루수로 출전)가 마지막이었다.
멀티히트도 1천22일 만이다. 지난 2012년 8월 2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전 이후 오랜만에 기록했다. 유재신은 kt와 경기가 끝난 뒤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상대적을 적기 때문에 그동안 2안타를 칠 일이 없었다"고 웃었다.
그는 "선발출전이 정말 오랜만이어서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며 "경기 전 마음 속으로 '잘 하려고 하면 오히려 안된다'고 다짐했다. 의욕이 앞서다보면 몸이 굳고 더 안 될것 같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재신이 14일 열리는 kt와 원정경기서 다시 선발출전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전날 경기 만큼만 타석에서 역할을 해준다면 넥센으로선 무척 반가운 일이다. 이택근이 타선에서 차지하고 있는 부분을 유재신이 모두 메울 수는 없다. 그래도 출루 횟수가 늘어난다면 넥센으로선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다. 유재신의 활약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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