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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뻔한 카드' 아끼다 시기만 놓쳤다


시즌 5번째 코치진 개편…머뭇거리다 뒤늦게 '모방 패턴' 또 재현

[정명의기자] 늦었을 뿐 다를 것은 없었다. LG 트윈스도 결국에는 코칭스태프 개편과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뻔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LG는 15일 오후 코칭스태프 개편안을 발표했다. 서용빈 육성군 총괄코치가 1군 타격코치로 임명된 것이 골자. 노찬엽, 최태원 코치는 1군에서 육성군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밖에 박종호 2군 수비코치가 1군으로 올라왔고, 유지현 코치는 그대로 1군에 남으며 수비에서 작전·주루로 보직만 변경됐다.

이번 코치진 개편은 전체 일정의 45% 가량을 치렀음에도 9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승부수다. LG 뿐만이 아니라 성적 부진에 빠진 어느 팀이나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해 온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 시즌 LG의 코치진 개편은 상당히 늦은 감이 있다. 시즌 초반 타선 전체가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을 때도 LG 코칭스태프에는 변화가 없었다. 5월을 지나 하위권 순위가 굳어지고 있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양상문 감독이 직접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을 바꾸는 것인데,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코치진 개편을 두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LG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6월 시작과 함께 시즌 첫 4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렸음에도 곧바로 3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하며 팀 분위기가 침체된 탓이다. 15일 현재 LG는 64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27승1무36패(승률 0.429)로 9위에 머물고 있다. 승패 차는 시즌 최다인 '-9'까지 늘어났다.

어차피 할 것이었다면 좀 더 빨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LG에 앞서 코칭스태프 변경을 단행한 팀은 kt, NC, SK, 두산 등 4개 팀. 이들은 나름대로 코칭스태프 변경 후 효과를 봤다.

가장 먼저 코치진에 변화를 준 것은 신생팀 kt. kt는 아직 20경기도 치르지 않았던 시점이던 지난 4월15일 황병일 퓨처스 감독을 1군 수석코치로 불러올리며 이시미네 1군 타격코치를 퓨처스리그로 내려보냈다. 코치진 교체 후 곧바로 효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kt는 이후 외국인 선수 교체 등으로 완전히 다른 팀 타선을 보유하게 됐다.

kt 다음은 NC였다. NC는 지난 4월22일 박승호 잔류군 총괄코치를 1군 타격코치로 임명했다. 당시 NC는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9위까지 추락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후 거짓말같이 반등에 성공한 NC는 현재 단독 선두 자리에 올라 있다. 발빠른 결단이 반등으로 이어진 좋은 예다.

최근에는 SK가 지난 5일 김무관 1군 타격코치를 2군으로 내리고 정경배 코치에게 메인 타격코치를 맡겼다. 이 밖에 조 알바레즈, 조원우 코치 등 1군 코칭스태프에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졌다. SK가 26승1무25패로 아직 승률 5할을 넘기고 있던 시점의 일이었다.

두산도 8일 한용덕 2군 총괄코치를 1군 투수코치로 임명하는 코칭스태프 개편안을 내놨다. 마운드, 특히 불펜은 올 시즌 두산의 가장 큰 약점. 그 약점을 보강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김 감독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한 코치의 1군 합류 후 진야곱, 허준혁 등의 깜짝 호투가 계속되고 있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LG 역시 시즌 초반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면 지금보다는 사정이 나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LG는 '막연한 기다림'을 선택했고, 이는 하위권 고착화를 불러왔다. 외국인 선수에 있어서도 LG는 끝없는 믿음의 야구를 펼치는 듯하다가 이날 전격적으로 한나한을 방출하고 루이스 히메네즈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kt, NC, 두산 등이 과감하게 조기에 교체를 통해 전력 강화를 꾀한 것에 비하면 늦어도 한참 늦은 행보다.

아직 LG의 뒤늦은 결정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제부터라도 코칭스태프 개편의 효과를 통해 기적같은 반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LG의 시즌 대응이 여러모로 몇박자 씩 늦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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