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대학팀을 상대로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고 표현하기에는 다소 민망하지만 어찌 됐든 골 결정력을 보여준 황의조가 성남FC를 살렸다.
성남은 24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영남대학교와 FA컵 16강전을 치렀다. 이겨도 본전, 패하면 망신인 상황에서 성남은 김두현, 황의조, 정선호 등 주전 자원들을 벤치에 대기시키고 경기를 시작했다.
성남이 쉽게 이길 것으로 생각했던 경기지만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간격을 잘 맞춘 영남대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열을 맞춰 움직이는 수비와 간결한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영남대는 K리그 하위팀 정도는 되는 기량 발휘를 했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후반 15분까지 1-1 동점이었다. 영남대의 다음을 생각하지 않는 플레이에 성남이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결국, 18분 김학범 감독은 아껴두고 있던 황의조 카드를 빼 들었다.
황의조는 단판 승부에 특히 강하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일등공신을 꼽으라면 단연 황의조다. 챔피언스리그에서 3골을 터뜨렸다.
황의조는 K리그 클래식에서도 골 감각을 이어가며 어느새 6골을 터뜨렸다. 지난 20일 광주FC와의 17라운드에서도 팀이 패하고 있던 후반 40분에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1-1 무승부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FA컵 32강전 부산 교통공사(내셔널리그)전에서는 결승골을 넣으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힘을 조절한 황의조는 연장 들어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연장 전반 2분 김성준이 영남대 김형근 골키퍼의 골킥 실수를 잡아 전진 패스를 했고 오프사이드 함정을 절묘하게 뚫은 황의조가 오른발 깔아차기로 천금의 결승골을 넣었다.
황의조 덕분에 성남은 망신을 피하고 8강 티켓을 확보했다. 지난해에 이어 성남이 대회 2연패를 하려면 이제 세 경기가 남았다. 김동섭이 부진에 빠지고 히카르도, 루카스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그저 그런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골 넣는 황의조'는 성남의 희망이다.
조이뉴스24 성남=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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