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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0-1 하프타임, 윤덕여가 꺼낸 '한 마디'


한국 여자 대표팀, 사상 첫 월드컵 16강 안고 귀국

[최용재기자]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한국 여자 대표팀 최고의 순간, 최고의 경기를 꼽으라면 단연 E조 조별예선 3차전 스페인전이었다.

FIFA(국제축구연맹) 14위 강호 스페인을 상대로 18위 한국은 밀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스페인전에서 이런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한국은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릴 때부터 스페인에 압도당했다. 스페인은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고 전반 29분 보케테가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그렇게 한국은 0-1로 뒤진 채 전반전을 마쳐야 했다. 스페인의 벽은 높아 보였다. 한국 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방적으로 밀린 한국은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후반에 얼마나 더 많은 골을 허용할지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는 후반 시작과 함께 180도 바뀌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은 힘을 내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며 스페인을 압도하는 상황까지 만들어버린 것이다. 한국 여자 대표팀선수들은 무언가 홀린듯 미친듯이 뛰었다.

한국은 후반 8분 조소현의 헤딩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선제골을 넣은 후 경기는 한국의 것이었다. 한국은 경기를 지배했고 후반 32분 김수연의 역전골을 뽑아냈다. 한국 여자대표팀이 전반의 패색을 뒤집고 극적인 역전 승리를 일궈낸 것이다.

이 승리가 한국의 월드컵 역사상 첫 번째 승리였다. 그리고 이 승리로 한국은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E조 2위로 16강에 올라설 수 있었다. 한국의 월드컵 역사상 첫 16강 진출의 쾌거와 영광은 스페인전 승리로부터 찾아왔다.

전반전에 압도적으로 밀린 한국이 후반전에 압도적으로 몰아붙였다. 그렇다면 분위기 전환점은 '하프타임'이다. 하프타임에 한국 여자 대표팀 라커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어떤 힘이 이런 마법 같은 힘을 이끌어낸 것일까.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대표팀 공격자원 전가을로부터 그 비밀의 하프타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전가을은 "스페인전에서 전반에는 뭐라고 해야 할까, 우리팀에 힘이 없었다. 그런데 후반에 우리 선수들이 어디에 홀린 것처럼 경기를 뛰었다. 나 역시 홀렸고 미치도록 뛰었다"며 전반과 후반 달라진 대표팀을 설명했다.

이 달라진 힘은 다름 아닌 윤덕여 대표팀 감독이었다. 전가을은 "윤덕여 감독님은 아버지 같은 분이시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이다. 웬만해서는 화도 내지 않으신다. 감독님은 선수들 마음을 이끄는 힘이 있다. 내가 코스타리카전 골 세리머니를 감독님에게 안긴 것도 그동안 고마움을 전하고 개인적인 세리머니보다 감독님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 그렇게 했다"며 윤덕여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후반 변할 수 있었던 비밀의 열쇠를 꺼냈다. 전반이 끝난 하프타임. 윤덕여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런 짧은 한 마디를 남겼다고 한다. 이 한 마디가 선수들의 자세를 변하게 했고, 한국의 사상 첫 16강 진출의 원동력이 됐다. 윤덕여 감독은 이런 한 마디를 던졌다. "국민들에게 이런 모습밖에 보여주지 않을 것인가."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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