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짜내기 승리 완성시킨 '클러치 본능'

[정명의기자] "짜내고 짜낸 게 그거야."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28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라인업을 소개하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라인업 구성이 쉽지 않았다는 뜻. 김 감독이 "기가 막힌다"는 설명을 덧붙인 이날 한화의 라인업은 실제로 파격에 가까웠다.

일단 클린업 트리오가 낯설었다. 김태균을 3번으로 한 타순 내렸고, 이종환을 4번 타순에 배치했다. 이종환의 4번타자 출전은 프로 데뷔 처음이다. 여기에 5번타자로는 이시찬을 내세웠다. 이시찬은 굳이 따지자면 거포라기보다 교타자에 가까운 선수다.

최진행이 반도핑 제재로 전열을 이탈한 가운데 정근우마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옆구리 통증을 호소, 경기에서 빠졌다. 김 감독은 정근우의 선발 제외를 두고 "옆구리가 아프다더라. 뛰겠다고 했는데 필요없다고 했다"며 이시찬을 정근우 대신 2루수 겸 5번타자로 출전시켰다.

타선만 짜낸 것이 아니었다. 3회말 윤중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0-1로 끌려가던 한화는 5회초 이시찬과 이성열, 주현상의 안타 3개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지는 1사 1,3루에서 짜내기가 나왔다. 조인성의 스퀴즈 번트로 2-1 역전에 성공한 것.

그러나 한화를 승리로 이끈 것은 결국 홈런이었다. 6회말 박정진이 김성현에게 빗맞은 적시타를 허용, 2-2 동점을 내준 뒤 7회초 잡은 2사 만루 찬스. SK 선발 켈리의 보크로 3-2로 다시 리드를 잡은 한화는 계속되는 2사 2,3루에서 터진 김태균의 3점 홈런으로 6-2로 멀찍이 달아났다.

한화는 권혁이 7회말 밀어내기 볼넷으로 점수를 내줬지만 김태균의 홈런으로 잡은 넉넉한 리드를 빼앗기지는 않았다. 한화의 6-3으로 승리. 짜내고 짜낸 타선에 점수마저 짜내기로 뽑아내며 만들어낸 한화의 승리는 김태균의 '클러치 본능'으로 비로소 완성됐다. 김태균은 4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