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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환 구조 필요', 최용수-황선홍의 일치된 해법


K리그 셀링 리그 우려, 이적료로 합리적 지출과 투자 목소리

[이성필기자] K리그가 중국, 일본, 중동 등으로 선수를 공급하는 이른바' 셀링(selling)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기 무섭게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던 에두가 중국 갑 리그(2부리그) 허베이 종지에 연봉 총액 1백억원에 팔려갔다. 정대세 역시 수원 삼성에서 받는 연봉 두 배에 일본 시미즈 S-펄스로 이적한다. 전북과 수원에 모두 이적료를 안기고 떠난다고는 하지만 그리 달갑지는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 축구계의 인식이다.

11일 FC서울-포항 스틸러스의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를 앞두고는 서울 고명진의 카타르 알 라얀 이적설이 터져 나왔다. 이적료 20억원에 연봉도 15~16억원 수준에 이르리라는 것이다. 서울에서 받는 것의 3배 이상은 된다. 고명진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일본 J리그 빗셀 고베행이 유력했지만, 팀의 설득으로 잔류했다.

다시 온 제안을 뿌리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고명진도 포항전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지난 경기들과는 다른 몸놀림으로 후반 19분에 윤주태와 교체로 물러났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고명진은 현재 서울 선수"라고 못 박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달랐다.

상위권 팀들의 우수 선수들이 계속 해외로 유출되는 것은 프로의 생리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서울의 경우에도 꼭 아시아 리그가 아니라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등 유럽으로의 이적도 있었다.

포항 역시 지난해 월드컵 직전 이명주(알 아인)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으로 가면서 이적료만 50억원을 챙겼다. 성장하던 신진호도 2013년 8월 카타르SC로 향한 뒤 알 사일리아(카타르), 에미레이트(UAE) 등의 클럽을 거쳐 지난 5월 중순 포항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리그 성장으로 인재 유출이 계속되면서 감독들의 걱정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투자를 줄이며 살아남기에 애쓰고 있는 K리그의 현실과 정반대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도 "젊은 재능이 해외로 유출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고 고민을 할 정도다.

더 많은 연봉을 받아 은퇴 이후를 생각한다는 시선이 있었던 중동 리그는 젊어서도 떠나고 있다. 중국 슈퍼리그는 경제성장 효과와 시진핑 주석의 축구 굴기 프로젝트에 힘입어 아사모아 기안(상하이 둥야), 아이두르 구드욘센(스좌장 용촹), 뎀바 바, 모하메드 시소코(이상 상하이 선화), 파울리뉴(광저우 에버그란데) 등 우수 외국인 선수를 빨아 들이고 있다.

선수들의 유출을 자주 겪은 최용수 서울 감독이나 황선홍 포항 감독은 최근의 경향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장쑤 쑨톈에서 2년 6개월의 계약 기간에 50억원의 연봉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받았던 최 감독의 경우 더욱 현재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었다.

최 감독은 "돈의 유혹에 K리그가 고민에 빠진 것 같다. 중국, 중동의 제안을 뿌리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수를 잡을 수 없는 현실이다. 경쟁력을 인정 받아서 가는 것 아니냐. 경기는 선수가 하는 것인데 잇몸으로 버티기도 어렵다"라며 고민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선수가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가, 연봉 2~3억원이면 모르겠지만 15억원의 제안이라면 (지금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겠는가. 구단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독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머리가 아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한국 축구 우수성도 알리고 해야 하는데 중국의 경쟁력이 올라간 것도 사실이다. 점점 더 어려워진다"라고 암담한 현실을 이야기했다.

두 감독의 해법은 말은 달랐지만 거의 일치했다. 거액의 이적료 등이 유출된 선수와 비슷한 수준의 영입으로 이어져 전력 유지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성적에도 영향을 끼치고 관중 유치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 구조 구축이다.

최 감독은 "대체 선수 육성 등의 사전 대비 정책이 필요하다. 일본의 르네상스가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넘어간 것 같다. 이는 다시 일본으로 가서 한국에 올 수도 있다. 지금이 고비인 것은 맞는데 받은 돈(이적료)을 구단과 잘 상의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효과적인 지출을 강조했다.

황 감독은 "선수를 팔아 얻은 금액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좋은 운영이 된다. 비슷한 수준의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이어져야 전력이 유지되지 않느냐"라며 합리적인 지출과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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