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한 K리그는 일정상으로는 이미 절반을 지났다. 상, 하위 스플릿으로 나뉘기 전까지 11경기가 남았기 때문이다.
22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1강'으로 꼽혔던 전북 현대는 예상대로 승점 47점으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5라운드부터 1위에 올라가더니 한 번도 아래로 미끄러지지 않았다. 마라톤 전략으로 리그 후반부에 1위로 올라가기를 원했던 최강희 감독의 전략이 어그러진 것이다.
전북은 레오나르도-이동국-에두-에닝요로 이어진 F4가 막강 화력을 뽐냈다. 이동국-에두 투톱의 호흡에 대한 고민이 따르기는 했지만, 상대의 수비를 뚫는 것은 큰 문제가 없었다.
득점 부문에서도 37골로 1위를 달렸다. F4 외에도 한교원, 이재성 등 2선 공격수들의 능력도 괜찮았다. 한교원이 비신사적인 행위로 징계를 받는 기간에는 신인 장윤호가 등장해 전북의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했다.
물론 전북의 고민은 여전하다. 공격을 제조하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대한 아쉬움이다. 이승기가 상주 상무에 있는 상황에서 확실하게 공격을 만드는 자원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쉽게 보강이 될 포지션이 아니라는 점에서 최강희 감독의 속은 타들어 간다. 에두(허베이 종지)와 에닝요가 팀을 떠난 상황에서 공격력 유지라는 숙제까지 얻었다.
전북의 뒤를 추격하는 수원 삼성은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좌절, FA컵 32강 탈락 등 목표 상실의 상황에서도 승점을 벌었다.
수원에서 3년째 보내고 있는 서정원 감독의 공부가 그라운드에서 빛났다. 기대했던 카이오가 부상으로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게 되자 이타적으로 변신한 정대세(시미즈 S-펄스)와 절실한 마음으로 뛴 염기훈을 앞세워 승리를 사냥했다.
득점 부문에서 34골로 전북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점은 수원의 강점이다. 다양한 위치 변화를 시도하는 등 선수들의 멀티플레이어 능력을 키워주는 서 감독의 지략이 돋보였다. 중앙 미드필더 김은선, 오장은 등의 부상으로 전체 틀이 흔들리고 구단의 살림살이가 점점 더 줄어드는 상황에서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동계 훈련에서 체격과 힘이 좋은 유럽 팀과 많은 연습 경기를 통해 패싱력과 스피드를 끌어올려 특별한 보강 없이도 버틸 수 있는 능력을 만들었다. 다만, 후반기 정대세의 이적에 따른 중앙 공격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두 팀을 제외한 7팀은 치열한 승점 경쟁을 벌였다. 3위 전남 드래곤즈(34점)부터 9위 광주FC(29점)까지는 5점 차이에 불과하다. 전남은 안용우-스테보-오르샤-이종호로 이어지는 화끈한 공격 라인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재미를 봤다.
포항 스틸러스(33점, 4위)와 FC서울(32점, 6위)은 경기력에 부침이 심했다.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정신을 차리고는 있지만 상대 팀들의 승점 쌓기가 미진했다는 점에서 반사 이익을 봤다. 포항과 서울 모두 약점인 중앙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 찾기가 성공하지 않으면 힘든 후반기가 예상된다.
시민구단 성남FC(33점, 5위), 인천 유나이티드(30점, 7위)는 예상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성남은 '학범슨 김학범 감독의 노련한 조련에 김두현의 존재가 큰 힘이고 인천은 김도훈 감독을 앞세운 속도감 있는 축구로 잘 버티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29점, 8위), 광주(29점, 10위)도 홈, 원정의 고민 속에서도 재미있는 축구로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6위까지 상위 스플릿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승점 경쟁은 그 어느해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11경기에서 최소 반타작 이상은 하면서 상대의 결과까지 챙겨야 한다.
'부자 구단' 울산 현대(23점, 10위)의 부진은 예상 밖의 결과다. '리빌딩'을 앞세운 윤정환 감독의 명분은 먹혀들지 않았다. 외부로 불화설만 더 커졌다. 상위권 전력을 가지고 하위권에 있는 것 자체가 굴욕이다. 11위 부산 아이파크(17점)는 목적의식 없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1승밖에 올리지 못하고 외풍에 시달리며 최문식 감독 체제에서 희망을 본 꼴찌 대전 시티즌(8점)은 갈 길이 너무나 멀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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