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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로 돌아온 김주하, 당당하고 솔직했다(종합)


이혼 이슈 이후 MBN서 4년 만에 앵커 복귀

[권혜림기자] MBC의 간판 앵커로 활약했던 김주하가 MBN으로 둥지를 옮겨 4년 만에 뉴스 스튜디오로 돌아온다. 메인 뉴스 프로그램 '뉴스8'의 진행을 맡아 다시 시청자를 만나는 그는 취재진을 만나 복귀 소회와 그간의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대선배 손석희와의 뉴스 대결을 앞둔 부담감부터 남편의 폭력을 겪고 이혼을 결심했던 한 여성으로서의 고민까지, 앵커 김주하와 여성 김주하의 정체성을 오가는 속 시원한 고백들이 이어졌다.

16일 서울 충무로 MBN 사옥에서 MBN의 특임 이사이자 메인 뉴스 '뉴스8'의 앵커로 방송계에 복귀하는 김주하의 공식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지난 1997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2000년부터 평일 '뉴스데스크'를 맡아 이끌었던 김 앵커는 이후 2004년 기자로 전직, 경제부와 국제부, 사회부 등에서 활약했다.

2007년 주말 '뉴스데스크'를 단독으로 진행하는 등 회사 안팎에서 신뢰를 쌓아 온 김주하 앵커는 이혼 등 사생활 이슈가 불거진 뒤 앵커석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4년 MBC에 사표를 제출한 그는 MBN에 메인 앵커이자 특임이사로 영입됐다.

'뉴스8'의 메인 앵커석에 앉게 된 김주하는 약 4년 만에 뉴스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를 만난다. JTBC 보도부문 사장이자 메인 뉴스 '뉴스룸'의 앵커로 활약 중인 손석희와 뉴스 경쟁을 펼치게 됐다. 두 사람은 모두 MBC에 적을 뒀던데다 폭넓은 신뢰를 얻어 온 방송인이라 눈길을 끈다.

김 앵커는 손석희 앵커와 경쟁 구도에 대해 언급하며 "제발 비교하지 말아달라. 정말 부담이 된다. 손석희 선배는 저보다 훨씬 선배고 어른이자 (JTBC의) 보도부문 사장이지 않나"라고 밝게 말했다. 이어 "나는 여기서 이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이 어디까지 될지 미지수"라며 "아직까지 날 믿어주고 따라줘서 고마운데 앞으로의 일까지는 볼 수 없지 않나. 뉴스 콘텐츠에 대해 아직 관여하고 싶은데, 그것이 반영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같은 시간대에 뉴스를 하게 되고 경쟁을 시킨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처음에는 영광이라고 생각했지만 손석희 선배가 언짢아할 것 같다. 내가 따라하기에 급급할듯하다"는 답을 남겼다.

김주하 앵커가 뉴스를 전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진실이다. 그는 "보수, 진보가 뉴스에서 무슨 그렇게 큰 의미가 있나 싶다"며 "진실 앞에서는 보수건 진보건 고개를 들 수 없다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한 "제가 원하는 것은 진실을 전하는 뉴스"라며 "적어도 어느 뉴스가 방송을 하면 '저것 아닌데?'가 아니라 '저기서 뉴스를 했으니 진짜구나'라고 신뢰받는 뉴스를 하고 싶다. 그게 진짜 뉴스 아닌가 싶다"고 다짐을 알렸다.

김주하 앵커가 새롭게 투입되는 '뉴스8'은 오는 20일 첫 전파를 탄다. 개편과 함께 방영 시간대도 저녁 8시에서 7시40분으로 이동한다. 김주하 앵커는 '뉴스8'의 클로징에도 변화를 주며 이를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클로징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드라이하게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라고 할 수도 있고 요즘 많이 하듯 정치권에 대한 훈계나 일침을 할 수도 있다"며 "저는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말을 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고민의 결과, 김주하 앵커는 생방송 중 시청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기로 했다. 그는 "생방송을 하는 동안 시청자들이 앵커에게 궁금한 것을 묻고, 생방송 중이라 급박하겠지만 너무 개인적인 부분만 아니라면 이를 받아 답할 수 있는 부분들에 답하고 싶다"고 알렸다. "쌍방향 소통이라기에 너무 미흡하지만 클로징에서라도 해소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4년 만에 저를 보는 시청자들이 '늙었다'고 느끼실까 고민"이라고 솔직히 고백헤 웃음을 준 김주하 앵커는 "그래도 자연스러운 모습이 좋지 않을까 싶다"며 "특히 뉴스에선 진실을 전하는 사람이니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모습을 시청자들께 보여드리려 노력한다. 조금 더 많은 바람을 이야기하자면 시청자와 같이 늙어가고 커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김 앵커는 이혼 여성으로서 당당한 삶을 살겠다고 알리며 혼자가 된 여성들에게 긍정적인 표본이 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한참 힘든 시간을 겪고 결심을 했다. 그리고 그 일이 본의아니게 세간에 알려지게 됐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 때 늦은 저녁 저에게 문자들이 왔다. 제 눈치를 보다 연락 안하시던 지인, 친구, 언니, 동생들에게 온 문자 내용은 '사실 주하야, 나도 혼자된지 오래됐어' '선배, 저 사실 3년 전에 헤어지고 애하고만 살아요' 하는 이야기들이었다"고 덧붙였다.

"눈물이 날 뻔 했다"고 답을 이어 간 김주하는 "제 딸과도 친하고 가깝다 여기고 살았던 사람들인데 '왜 친한 나에게조차 '힘들어 혼자 살게 됐고 아이만 데리고 산다'는 것을 이야기 안했을까?' 싶었다"며 "저에게 말을 안했다면 그 밖에 다른 사람들은 더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그걸 깨닫는 순간 '이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신여성이라는 생각을 하거나 앞서나가려는 것이 아니라 왜 여자들은 홀로된 것을 숨기려 하는지, 그렇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가 싫었다"고 말했다.

김 앵커는 "제게 '아이를 낳고 복직한 앵커' 등 많은 수식어를 붙여주셨는데, 거기 힘입어서 내가 이렇게 홀로되고 아팠음을 드러내고서도 당당히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적어도 그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알렸다.

사생활과 관련한 이슈 이후 MBC 뉴스에서 물러나게 된 것에 대해선 "제가 바라던 것과 반대로 갔다. 개인사와 (일은) 다를 줄 알았는데 회사에서도 부담스러워했다. '아직까진 나와 생각이 다르구나' 생각했다"며 "그 뒤로 방송을 통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었는데, MBN에서 저에게 귀한 기회를 주셨다. 과연 제가 이 기회를 통해 잘 할 수 있을까 아직 잘 모르겠다.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답했다.

한편 김주하 앵커가 투입된 '뉴스8'은 오는 20일 오후 7시40분 첫 전파를 탄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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