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땅' 안산, K리그 올스타전으로 화합했다

[이성필기자] 기적의 땅 안산에 축구라는 희망의 빛이 쏟아졌다.

1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는 2015 하나은행 올스타전 팀 최강희 vs 팀 슈틸리케의 경기가 열렸다. 예상보다 훨씬 선선한 날씨로 인해 경기 관전에는 딱이었다.

안산은 올봄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최강 삼성화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기적을 일으키자'라는 구호를 앞세워 안산에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했다.

이번에는 축구 차례였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안산 경찰청과 연고 협약을 맺은 안산시는 2년 뒤 시민구단 창단을 꿈꾸고 있다. 이날 시민과 함께 축구를 통해 국내 최다 외국인 거주, 다문화 가정 등 한국 사회와 융화가 필요한 이들과 함께 호흡했다.

경기 시작 다섯 시간 전인 오후 2시, 팬 사인회 초대권을 받기 위한 팬들의 발걸음이 시작했다. 선수를 응원하는 현수막을 들고 와 관심을 표현하는 등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팀 최강희와 팀 슈틸리케 선수들은 오전부터 다문화 가정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거나 장애우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축구를 통해 안산에 기여 가능한 모든 것들을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해서 시간이 조금씩 지연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인 오후 5시 30분 남쪽 광장에서는 팬 사인회가 열렸다. 승용차를 타고 등장하자 환호성이 터졌다.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이재성은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해 여성 팬들의 함성을 유도했다.

시작 전 다문화가정 자흐라 어린이와 제종길 시장의 시축은 의미가 남달랐다. 자흐라는 축구를 통해 언어, 문화의 장벽이 없음을, 제 시장은 2년 뒤 시민구단 창단이라는 의지를 시축으로 표현했다.

경기도 흥미로움의 연속이었다. A매치처럼 팽팽한 분위기였다. 올스타전인데 골이 터지지 않았다. 관중들은 골과 가까운 장면이 나오면 탄성을 내질렀다.

전반 11분 팀 슈틸리케의 염기훈(수원 삼성)이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그러자 팀 최강희도 27분 레오나르도(전북 현대)가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이 시작되면서 골이 연이어 터졌다. 13분 팀 슈틸리케의 황의조(성남FC)의 골로 도망가자 16분 주민규(서울 이랜드FC)의 골로 팀 최강희가 다시 2-2 균형을 맞췄다. 팀 최강희는 집요했다. 18분 김호남(광주FC)이 역전골을 넣었다.

골이 터지니 관중도 박수로 화답했다. 3만5천명 수용이 가능한 경기장을 찾은 2만4천772명의 관중은 A매치 느낌의 승부에 더욱 빠져들었다. 골을 내주지 않기 위한 팀 최강희의 수비와 공격으로 뚫으려는 팀 슈틸리케의 속도가 어우러졌다.

결국, 승부는 3-3으로 끝났다. 팀 최강희의 이동국(전북 현대) 막판 골망을 흔들었지만 주심이 무효로 선언했다. 승부는 가려지지 않았지만, 축구를 통해 모두가 하나로 어울릴 수 있음을 확인했다. 최우수선수(MVP)에는 염기훈이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