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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FIFA 대권 도전 공식화에 플라티니-알리 전격 회동


정 회장, 23일 미국 출국해 골드컵 관전…키신저 전 美 국무장관 등 만나

[이성필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도전을 사실상 선언한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섰다.

정 명예회장은 23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필라델피아로 출국했다.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3~4위전, 결승전을 참관하고 주요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도 예정되어 있다. 또, 정 명예회장은 친분이 있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조언도 듣는다. 키신저 장관이 축구에 대한 관심이 큰 데다 FIFA의 개혁에도 동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프 블래터 회장이 사퇴를 선언하면서 FIFA 차기 회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쉬운 도전은 아니다. 정 명예회장은 "출마를 준비하면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있다. 공식 출마 선언은 8월 중순께 유럽에서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내년 2월 26일 선거일까지 블래터 회장이 임기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정 명예회장은 "합리적이지 않은 일이다. 상식적이라면 블래터 사퇴 후 대행체제가 맞다.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블래터가 회장 선거에 부당하게 관여하면 앞으로 FIFA가 하는 모든 일은 정통성을 얻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적극적으로 선거전에 나설 준비를 하는 정 명예회장의 약점은 2011년 FIFA 부회장 5선에 실패한 뒤 세계 축구계와 멀어져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 명예회장은 "밖에서 객관적으로 FIFA를 바라볼 수 있었다"라며 공백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전했다.

역동적인 움직임을 시작한 정 명예회장이지만 상황은 요동치고 있다.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가 22일 프랑스 남부에서 전격 회동한 것이 심상찮다.

영국의 BBC는 "플라티니 회장과 알리 왕자가 만났다. 알리 왕자가 휴가 중인 플라티니를 찾아갔다"라고 전했다.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이 매체는 "양측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입을 다물고 있다. 일단 만남 자체는 의미가 있다"라고 보도했다.

플라티니 회장은 지난 5월 FIFA 회장 선거에서 반(反) 블래터 깃발을 들고 알리 왕자를 지원했다. 하지만 알리 왕자는 1차 투표에서 73-133으로 완패한 뒤 2차 투표를 앞두고 사퇴했다.

절묘하게도 블래터의 사퇴로 새로운 판이 깔리면서 세계 축구계의 이합집산이 시작됐다. 이들의 만남이 후보 단일화 또는 서로의 의중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쏟아졌다. 정 명예회장과 이들 외에도 디에고 마라도나 전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 축구협회 회장, 코임브라 지코 등도 회장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물론 인지도와 세력 면에서는 플라티니와 알리, 정 명예회장으로 압축된다. 플라티니가 FIFA 회장의 권한을 줄이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알리 왕자가 FIFA 독립성 강화를 목표로 내세워 서로 이견이 있다는 점에서 단일화까지는 시간이 걸리거나 무산이 될 것으로 BBC는 예측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들의 사이를 파고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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