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가 승부수를 던졌다. 트레이드로 취약했던 부분을 보완하면서 후반기 발톱을 드러냈다.
SK는 24일 외야수 임훈, 투수 진해수, 여건욱을 내주고 LG로부터 외야수 정의윤, 투수 신재웅, 신동훈을 영입하는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K는 "팀 전력 강화를 위해 우타 거포와 좌완 불펜투수를 동시에 보강하는 트레이드를 추진했다"고 이번 트레이드의 배경을 밝혔다.
약점을 확실히 짚어내 단행한 트레이드였다. SK의 올 시즌 대타 타율은 2할5푼9리로, 3위에 올라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러나 강력한 한 방이 기대되는 대타 요원은 없었다. 대타로 가장 많은 15타석에 들어선 박재상이 14타수 1안타로 타율 7푼1리에 그쳤다. 조동화가 대타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를 기록했지만, 경기 흐름을 단번에 가져올 만한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장타력은 없다.
박진만이 2할5푼(8타수 2안타), 김민식이 1할2푼5리(8타수 1안타)의 대타 타율을 기록했다. 승부처에서 상대를 긴장시킬 만한 대타 요원이 눈에 띄지 않는다. 더구나 박재상과 조동화, 김민식은 모두 좌타자다.
힘 있는 우타 거포를 원했던 SK가 정의윤을 선택했다. 2005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LG에 입단한 정의윤은 통산 타율 2할6푼1리 31홈런을 기록했다. LG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실력이 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됐던 '만년 장타 유망주'였다.
김용희 SK 감독은 "정의윤에게는 장타력을 기대한다. 홈런 개수는 적지만 능력은 충분한 선수다. 그동안 경기 후반에 낼 대타 카드가 부족해 역전이 어려웠다. 정의윤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면서 "정의윤이 SK에서 '포텐'을 터뜨렸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올 시즌 32경기 출장에 그친 정의윤에게도 이번 트레이드는 기회다. 정의윤은 "감독님께서 LG에서 못했던 것을 SK에서 마음껏 펼쳐보라고 하셨다. 나도 잘하고 싶다"면서 의욕을 보였다.
부족했던 좌완 불펜 자리는 신재웅으로 메우게 된다. 2005년 2차 3라운드로 LG에 입단한 신재웅은 통산 164경기에서 19승 1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지난해 개인 최다 57경기에 출장해 8승 3패 8홀드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고, 올해는 29경기에서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올렸다.
SK 주요 불펜 요원 가운데 정우람을 제외하고 문광은과 윤길현, 전유수, 이재영 등 대부분이 우완투수다. 김 감독은 "정우람이 뒤로 가면서 중간을 메울 좌완투수가 부족했는데, 신재웅이 그 부분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한다. 아웃카운트 1∼3개는 충분히 잡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신동훈 외에 정의윤과 신재웅은 24일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날 목동 넥센전이 비로 취소돼 휴식을 취한 이들은 25일부터 경기에 바로 투입될 예정이다.
즉시 활용 가능한 자원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SK 전력에도 힘이 붙었다. SK가 휴식을 취한 이날 한화가 삼성에 패해 SK 순위가 5위로 올라섰다. SK는 기세를 살려 상위권 진입에 도전장을 내밀 태세다. 김광현과 세든, 켈리의 1~3 선발이 든든하고, 최정과 이재원의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치고 올라갈 조건이 완성됐다. 전반기를 6위로 마감한 SK가 후반기 시작부터 트레이드로 리그 판도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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