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비는 계속 내렸다. LG 트윈스를 상대로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치르기 위해 24일 잠실구장을 찾은 kt 위즈 선수들은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졌지만 바로 떠나지 않았다.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나가 간단한 캐치볼과 운동을 했다. 이날 선발등판이 예정됐던 크리스 옥스프링도 달리기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옥스프링은 당초 전날(2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이 예정됐다. 하지만 비 때문에 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이어 24일 LG전마저 우천 취소돼 옥스프링은 이틀 연속 등판 준비만 하다 말았다.
원정 숙소로 돌아가려던 옥스프링을 락커룸 앞에서 만났다. 그는 "등판 일정이 뒤로 밀렸지만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이틀 연속 대기한 경험은 많지 않다. 내일(25일) 비가 내리지 않기를 기도해야겠다"고 웃었다. 옥스프링은 25일 LG전에 다시 선발로 예고됐다.
그는 "등판 준비를 다른 때보다 좀 더 하는 것이라고 여기면 된다"고 했다. 옥스프링은 올 시즌 kt 마운드에서 든든한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 24일 현재 팀내 최다승(7승)을 올리고 있고 선발 로테이션도 거르지 않고 있다.
25일 LG전에서 승리투수가 된다면 두 자릿수 승수 달성 가능성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소속팀 kt도 3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옥스프링에게도 '10승'은 의미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2013년과 지난해에 이어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 기록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기록이나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 옥스프링이지만 kt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번만큼은 예전과 다르다. 그는 "어린 선수들의 응원에 정말 많은 힘을 얻는다"며 "그들을 위해서라도 꼭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옥스프링은 1977년생이다. 팀내 젊은 투수들과 나이 차가 꽤 난다. 전체 선수들 중에서도 주장 신명철(1978년생)보다 한 살 더 많다. 옥스프링은 "선수들이 나를 '엉클' 또는 '삼촌'이라고 부른다"며 "그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공을 던지려 한다"고 웃었다.
옥스프링은 롯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쉐인 유먼(한화 이글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유먼은 왼쪽 어깨 통증으로 지난 1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일본으로 건너가 정밀 검진을 받았는데 문제가 됐던 왼쪽 어깨 소원근(어깨를 감싸는 근육) 손상 진단을 받았다. 한화 구단은 결단을 내렸고 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유먼의 웨이버 공시 요청을 했다.
옥스프링은 "잠실구장으로 오기 전 그 소식을 들었다"며 "정말 놀랐다. 유먼과 앞서 연락을 했는데 '어깨가 좀 아프다'고 했다. 그런데 방출까지 이어질 줄 몰랐다. 안타깝다"고 옛 동료에 대해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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