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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차' 최용수 감독, '1년차' 김도훈 감독이 왜 부러울까


뭐든 할 수 있는 패기, 옷 잘 입는 능력까지 다 가지고 싶어

[이성필기자] "(감독) 1년차 때는 무서운 것이 없습니다."

최용수(42) FC서울 감독은 지난 2011년 4월 코치에서 감독대행이 됐다. 황보관 감독의 시즌 초반 중도 사퇴로 얼떨결에 서울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나름대로 팀을 잘 건사하며 사령탑으로서 능력을 보여준 최 감독은 8개월 뒤 정식 감독이 됐다.

2012년이 최 감독의 사실상의 감독 1년차였고, 그 해 서울을 K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초보 지도자의 패기를 화끈하게 보여주며 일군 쾌거였다. 2013년에는 서울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결승 상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 2무를 거뒀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멸리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다.

한 해가 흐를 때마다 새것을 배우고 있는 최 감독의 올 시즌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제 감독 4년차인 그는 거물 감독이 됐다. 지난달 장쑤 쑨톈(중국)이 최 감독에게 2년 6개월 동안 총액 50억원의 거금으로 유혹을 했지만 넘어가지 않고 서울 사령탑 자리를 지켰다.

서울이라는 구단이 주는 무게감을 잘 견뎌내면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최 감독이 이제 사령탑 1년차로 인천을 이끄는 김도훈(45) 감독을 향해 부러움(?)을 표시했다.

김도훈 감독은 박경훈(54), 신태용(45) 감독이 빠진 K리그에서 패셔니스타 감독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인천 상륙작전을 지휘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 복장을 하는가 하면 21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에서는 정장 상의에 반바지를 입고 지휘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더욱 놀라운 점은 주전의 절반 가까이를 물갈이하고 팀을 이끄는데도 인천이 순위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구단 인천은 중위권에서 치열한 승점 전쟁을 벌이고 있다. 조수철, 김인성 등을 동아시안컵 대표팀 예비명단 50명에 넣는 데도 김 감독의 지도력이 나름대로 일조했다.

최용수 감독은 2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3라운드에서 자신의 감독 1년차를 돌아보면서 "그 당시에는 앞뒤 볼 것이 없었다. 두려움이 없이 뭐든지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의 선수 물갈이는) 김도훈 감독의 소신이 있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분석했다.

연차가 쌓이면서 생각이 많아진다는 최 감독은 "김 감독의 자신감이 팀을 잘 만드는 것 같다. 얼마나 오래갈 지 모르겠지만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라며 김 감독의 지휘 아래 강해진 인천에 경계의 시선을 보냈다.

김 감독 외에도 노상래(45) 전남 드래곤즈 감독, 남기일(41) 광주FC 감독 등도 모두 1년차 사령탑이다. 최 감독은 "첫 해 팀을 이끌다가 열정이 식을 고비가 온다. 스스로 컨트롤을 하지 못하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높은 위치에서는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하다"라며 이들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최 감독은 재치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의 튀는 벤치 복장에 관심을 보인 최 감독은 "따로 코디네이터라도 두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단순한 자신은 흰색 와이셔츠에 정장만 입으면 되는데 매번 새로운 의상을 보여주며 화제를 몰고 다니는 김 감독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날 인천과의 맞대결 전 최 감독은 악수를 하면서 김 감독이 착용한 검은색 가죽 자켓을 만져보는 등 장난을 치기도 했다.

최 감독은 "나도 트레이닝복이나 다른 것을 입고 싶기는 하다. 정장이 너무 싫증나기 때문이다"라면서도 자신의 단골 세탁소를 자랑하며 "주인께서 정말 수선을 잘 하고 감각이 있으시다. '오늘은 이렇게 입고 가시라'고 하면 그것을 입으면 된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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