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후배의 호수비에 선배가 모자를 벗고 고개숙여 인사했다.
LG 트윈스의 오지환(25)이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선발 투수 우규민(30)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우규민은 곧바로 오지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 LG가 1-0으로 앞서던 3회초 우규민은 선두타자 박기혁에게 유격수 오른쪽으로 빠질 듯한 안타성 타구를 맞았다. 하지만 오지환이 팔을 쭉 뻗어 공을 잡아낸 뒤 한바퀴를 구르며 착지했다. 결과는 유격수 직선타 아웃.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음 타자 오정복 역시 안타성 타구를 쳤지만 오지환에 의해 범타가 되고 말았다. 이번에는 3루수 오른쪽을 지나가는 타구. 히메네스가 다이빙 캐치를 해봤지만 타구는 히메네스의 글러브에 닿지 않았다.
그 사이 오지환이 전력으로 쫓아가 공을 자신의 앞에서 잡아냈다. 발이 약간 미끌어진 뒤 중심을 잡은 오지환은 그대로 강력하게 1루로 송구, 오정복을 아웃시켰다. 유격수 땅볼 아웃이었다.
박기혁의 아웃 때 고개를 숙여 정중히 고마움을 표시한 우규민은 오정복까지 아웃되자 이번에도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두 차례나 선배의 고개를 숙이게 한 후배의 호수비였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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