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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이닝이터…처지지 않는 삼성의 힘


최다이닝 20위에 4명 포진…3명 배출 롯데는 하위권 '극과 극'

[김형태기자]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는다.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6월28일 단독 선두에 등극한 뒤 좀처럼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지난 14일 NC 다이노스에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있지만 하룻만에 다시 제자리로 원위치했다. 최근 한 달 간 무려 29일이나 1위를 지켰다.

예년에 비해 치고 달리는 힘은 약화됐다지만 '1위 본능'은 여전하다. 삼성의 힘을 보여주는 지표는 여러가지가 있다. 팀타율(0.298) 1위에 팀홈런(109개) 3위, 팀득점(531점) 2위로 막강한 공격력이다. 홈구장이 극단적으로 타자 친화적이며 파워수치에서 압도적인 넥센을 제외하면 사실상 1위다.

투수진 또한 타자들에 뒤지지 않는다. 경기당 실점(4.75점) 2위에 탈삼진 비율(21.5%) 1위다. 투수에게 유리하지 않은 구장을 쓰고 있지만 평균자책점(4.46) 부문 3위에 랭크돼 있다. 삼성 투수들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105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상위 5개 팀 가운데 세자릿수 피홈런을 기록한 팀은 삼성 뿐이다. 이 부문 1위 NC는 단 78개만 허용해 '자동실점'이 가장 적었다.

무엇보다 선발투수들의 이닝소화능력에서 삼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올 시즌 선발로 등판한 삼성 투수들은 모두 525이닝을 합작했다. 삼성을 제외하면 선발진 500이닝을 돌파한 팀은 없다. 2위 롯데는 492.1이닝을 기록했다.

한두 명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선수가 고르게 이닝을 소화해준 결과다. 27일 현재 최다이닝 상위 20위에 포함된 삼성 투수는 무려 4명. 10개 구단 가운데 단연 최다다. 그 뒤를 이어 롯데가 3명을 배출했다. 두산, LG, 넥센, SK, KIA는 각각 2명씩 포함됐다. NC와 한화, kt는 1명씩이다.

선발투수가 쉽게 무너지지 않고 경기 중반 이후까지 마운드를 책임져주니 승리 기회가 늘어난다. 초반 강판돼 일찌감치 불펜을 총동원해야 하는 경우가 다른 팀들에 비해 현격히 드물다. 안정감 있는 선발로테이션 덕분에 불펜은 물론 타선도 여유를 찾을 수 있다. 리드를 당하더라도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점수차가 유지된다. 팀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윤성환, 피가로의 쌍두마차는 삼성의 가장 큰 힘이다. 언제나 꾸준하게 제 몫을 해주는 윤성환은 19경기서 9승6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했다. 특히 125.1이닝으로 최다이닝 3위에 랭크돼 있다. 1위 린드블럼(130이닝)이 그보다 한 경기 많은 20경기에 등판한 점을 감안할 때 차이가 거의 없는 셈.

올 시즌 삼성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떠오른 피가로 또한 19경기 123이닝(5위)으로 삼성 마운드를 앞에서 견인했다. 피가로는 11승4패 평균차잭점 3.29로 흠잡을 데 없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들 외에 차우찬(104.2이닝)이 15위로 장원삼(69.2이닝)의 부진을 착실히 메워주고 있고, 자녀 출산 문제로 잠시 휴가를 다녀온 클로이드(98이닝)도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 로테이션의 4명이 등판만 하면 5∼7이닝을 책임져준 덕분에 삼성 마운드의 견고함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정반대의 경우가 롯데다. '이닝왕' 린드블럼을 필두로 레일리(121.2이닝, 8위), 송승준(98이닝, 19위) 3명의 '이닝이터'를 보유하고도 롯데는 승률 4할6푼2리(42승49패)에 그치고 있다.

팀홈런(120개) 2위의 막강한 파워에도 팀득점 5위(480점)에 그칠 만큼 비효율적인 공격력, 선발진의 '빅3'가 있음에도 평균자책점 9위(5.03)에 머물 만큼 투수진 또한 총체적인 난국이다. 특히 평균자책점(5.58), WHIP(1.75) 양대 부문 꼴찌인 리그 최악의 불펜이 선발진의 공을 크게 가리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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