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명불허전의 투구였다. 두산 베어스 왼손 에이스 유희관(29)이 기막힌 투구로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하룻만에 올라섰다. 유희관은 29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2이닝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정확히 공 100개를 던져 삼진 4개를 잡고 볼넷 2개를 허용했다. 두산이 8-2로 승리하면서 유희관은 시즌 13승(3패) 째를 어렵지 않게 챙겼다.
이날 유희관은 몸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1회초 2사 뒤 볼넷 2개를 허용한 뒤 김경언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1실점했을 뿐 이후 한화 타선을 완벽에 가깝게 틀어막았다. 3회와 4회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 위기마다 침착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특히 2회와 6회 7회는 흠잡을 데 없는 칼날 제구를 앞세워 삼자범퇴로 간단히 처리했다.
이날 승리로 유희관은 전날 12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로 부상한 피가로(삼성)를 제치고 단독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현재 페이스라면 지난 지난 2007년 리오스(22승) 이후 8년만에 두산 출신 다승왕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다. 또 지난 2013년 세든(SK)과 지난해 밴헤켄(넥센)에 이어 3년 연속 왼손투수 다승왕이란 진기록도 가능하다.
이미 풀타임선발을 꿰찬 지난 2013년부터 3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기세가 여전하다. 지난해까지 잠시 엿보인 기복도 이젠 찾아보기 어렵다. 언제나 한결같이 꾸준한 투구로 팀 승리에 이바지하고 있다. 더스틴 니퍼트가 부상으로 개점휴업상태인 올 시즌 두산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유희관의 올해 연봉은 2억원. 그보다 몇배의 돈을 받는 수십억 스타들보다 훨씬 뛰어난 유희관의 활약에 활짝 웃는 두산이다.
유희관은 경기 뒤 "배영수 선배님이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서 더 긴장하고 집중해서 던졌다. 지난 겨울 부진해서 연구도 많이 했다. 오늘 경기 전 코치님과 상의해서 와인드업 폼도 바꾸고 변화를준 게 주효한 것 같다. 최근 공이 느리다는 말이 있어서 조금 더 세게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승왕은 아직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 12승을 넘어 13승을 거뒀다는 점에 더 의미가 있다. 두산 역대 좌완 최다승을 거둔 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희관은 지난 1988년 윤석환(13)이 거둔 두산 토종 좌완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한편 김태형 두산 감독은 "팀이 중요한 상황에서 희관이가 선발로 나와 잘 던져줬다. 초반 배영수 공을 공략하지 못해 고전했는데, 중반 타자들 집중력으로 이길 수 있었다"고 평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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