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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 주지 않아 더 흥미로운 슈틸리케의 용인술


일본전 앞두고 "누구든 할 수 있다"며 경쟁심 끓어 오르게 해

[이성필기자] "경기에 뛴다는 보장이 없어요."

"누가 나간다고 확답은 주지 않았다."

한일전을 앞둔 남자 축구대표팀에는 물음표가 붙어 있다. 선수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출전 여부에 대해 모르겠다는 말을 마치 짠 것처럼 쏟아낸다.

한국대표팀은 지난 1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중국전 2-0 승리로 승리 압박에서 벗어났다. 김승대(포항 스틸러스), 권창훈(수원 삼성), 이종호(전남 드래곤즈), 임창우(울산 현대)가 훌륭한 A매치 데뷔전을 치러 내부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다음 상대는 5일 일본전이다. 한일전이라는 특수한 성격이 담겨 있어 정예 멤버 출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전에 나서지 않았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거나, 일본 축구에 익숙한 일본파를 중심으로 전력의 틀을 구성할 것인지 등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언제나 그렇듯이 선수들의 절실함을 유도하고 있다. 누가 선발로 뛸 것인가에 대해 경기 당일에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하고 있다.

중국전을 마친 다음 날인 3일, 한국대표팀은 훈련을 이원화했다. 중국전 선발로 뛴 선수들은 숙소에서 자율 회복훈련을 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그라운드 훈련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특히 일본 J리그에서 뛰는 김민혁, 김민우(이상 사간도스), 정우영(빗셀 고베),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등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그러나 이들도 자신이 일본전에 나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전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달 29일 J리그 경기를 치르고 합류한 선수들의 피로도를 생각해 쉬도록 배려했다는 말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신중함을 보였다.

왼쪽 날개 김민우는 "개인적으로 한일전이 기대된다. 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이라며 말끝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정우영 역시 "경기에 나설지는 잘 모르겠다. 일본전을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칼을 갈았다"라며 일본전을 겨냥해 마음을 단단하게 단련했음을 전했다.

A매치를 9경기나 뛴 김기희(전북 현대)의 대답도 똑같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누가 (한일전에) 나간다고 확답은 주지 않았다. 다만, 누가 나서도 중국전처럼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라고 전했다. 기본적인 출전 욕구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은 선수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읽고 있는 슈틸리케의 용인술이 제대로 효과를 보는 것이다.

박건하 코치는 "동기 유발의 성공이라고 본다. 선입견을 품지 않고 선수를 선발한다. 그러면 선수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니 동기 유발이 남달라진다. 새로 오는 선수들이 계속 골을 넣는 것도 신기하다"라며 슈틸리케 감독의 노련한 선수 자극이 성공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조이뉴스24 우한(중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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