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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in(人) 우한]⑤2년 만에 다시 조명 받는 이민아 효과


2013 동아시안컵에서도 외모로 화제, 일회성 여자 축구 관심 얼마나?

[이성필기자] "중국축구협회 사람들이 이민아가 어떤 선수냐고 묻더라고."

중국 우한에서 진행 중인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한국 선수단 단장을 맡은 유대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4일 국내 취재진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여자 대표팀의 이민아(24, 현대제철)가 중국축구협회는 물론 현지 취재진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은 한국 선수들의 실력과 외모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한 거주 교민에 따르면 올 4월 우한에서 열린 2015 아시아 배드민턴 선수권대회에서는 이미 '한류 스타'급인 이용대(삼성전기)가 중국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유연성(수원시청)과 함께 남자복식 결승전을 치러 우승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이용대의 중국 내 인기는 기자도 잘 알고 있어 그리 놀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이용대의 경기만 따라다니는 중국 팬들을 목격했을 정도니까요. 당시 중국 매체들은 이용대의 외모, 패션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며 호감형 선수로 널리 알리는 데 일조했습니다.

물론 배드민턴이 중국에서 탁구, 농구와 함께 최고의 인기 스포츠 중 하나로 사랑받고 있어 더 그런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축구의 경우 한국에 지는 것을 중국인들이 수치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얼마나 호감을 느낄까 싶었고요.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4강전에서 연장 종료 직전 결승골을 내주며 패하자 중국 팬들이 환호했던 것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시 이민아의 이야기로 돌아와서…이민아는 158㎝의 작은 신장에 외모가 돋보입니다. 관중석에서 보면 흰토끼가 이리저리 방향을 바꿔 뛰는 것처럼 보입니다. 뛸 때마다 끈으로 묶은 머리가 찰랑거리니 관중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경기 후 자원봉사자들이 이민아에게 사인을 받으려고 하다가 공안에게 제지를 당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민아가 중국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민아의 개인 사진까지 찾아내 화제의 중심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한에서는 영락없는 축구 선수입니다. 지난 1일 중국전이 끝난 뒤 이민아는 "벌써 검색어 1위에서 내려갔느냐"라고 취재진에게 되묻는 등 숨겨진 소녀 감성을 보여주다가도 "일본, 북한을 상대로 골을 넣고 싶다"라며 선수다운 승리욕을 과시했습니다.

이민아는 2010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3위 세대입니다. 여자 축구가 청소년 대표팀에 관심을 갖고 투자가 시작된 시점에 성장한 자원입니다. 이번 대표팀에는 서현숙, 이현영, 임선주(이상 이천대교), 김혜리, 정설빈(이상 현대제철), 강유미(화천 KSPO) 등과 함께 승선했습니다.

2012년 성인 대표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이민아는 2013년 국내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도 대표로 나선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외모로 관심을 받았고 WK리그 올스타전에서 '김태희'라는 별명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뛴 것이 화제가 됐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이민아는 대표팀에서 멀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대중의 기억에서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WK리그에서 열심히 뛰고 있었는데도 말이죠.

이번 동아시안컵 대표팀에는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부재로 인해 대안의 하나로 선택 받았고 윤덕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민아 외에도 강유미, 김혜리, 임선주도 대표팀의 주축으로 올라서며 균형 잡힌 구성이 됐습니다.

사실 한국 여자대표팀이 동아시안컵에서 2승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는 것은 투혼 외에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달 24일 소집한 뒤 27일 WK리그 경기를 위해 각자 소속팀에 복귀했다가 28일 재소집 됐습니다. 동아시안컵 소집 규정에 어긋나는 소속팀 경기 출전이지만 여자축구연맹의 리그 강행으로 대표팀은 일시 파행 운영을 했습니다. 이후 29일 우한으로 이동했고 1일 중국전까지 숨가쁜 일정을 이어갔습니다.

선수들 모두 피곤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 이상할 겁니다. 심서연(이천대교)의 오른 십자인대파열 부상이 리그 경기 97분 풀타임 출전을 하고 온 것과 관련이 없다고 할 수도 없고요. 이민아 역시 27일 경기에서 총 96분 풀타임을 뛰었고, 대표팀에서도 중국, 일본전 2경기 풀타임을 소화했습니다. 팬들이 보내주는 관심과 우승에 대한 열망, 부상 이탈한 심서연을 위한 마음 등이 이민아와 여자 대표팀을 뭉치게 하고 있습니다. 그저 다치지 않고 대회를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가 잘 뛰기를 바랄 뿐입니다. 윤 감독이 바라는 새 얼굴 찾기가 우선이니까요.

이들은 가까이는 내년 2월 일본 오사카에서 예정된 2016 리우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은 물론 멀리는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본선까지 활약해야 할 선수들입니다. 지금 받는 관심이 지속된다면 좋겠지만 늘 그렇듯 국제대회 때나 반짝 관심이 집중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현재 참가하고 있는 대회 자체를 그대로 즐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표팀 관계자는 "WK리그의 썰렁한 분위기에 잘 단련되어 그런지 대표팀에서는 흡수가 빠르다"라고 전했습니다. 동아시안컵에서 선전하며 감동을 전하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 과연 이번 관심은 얼마나 갈까요.

조이뉴스24 우한(중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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