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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녀', 무협의 외피를 띤 지독한 멜로(리뷰)


오는 13일 개봉 예정

[정명화기자] 무협액션물의 옷을 입었으나 그 속살은 비애 어린 사랑 이야기였다.

'협녀, 칼의 기억'(감독 박흥식, 제작 티피에스컴퍼니)는 한국영화로는 드물게 보는 무협액션 장르물로 제작 초부터 화제를 모았던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하 협녀)은 비장하고 슬픈 사랑의 감정을 기조로 했다.

영화는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액션 영화다. 지난 2013년 제작을 알리고 당초 계획했던 개봉일보다 1년여가 늦어진 8월에 개봉하는 '협녀'는 이병헌과 전도연, 김고은 등이 주연을 맡았다.

칼이 지배하던 시대 고려 말, 세 명의 검객 유백(이병헌 분), 월소(전도연 분), 홍이(김고은 분)의 강렬한 존재감과 두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배경, 수려한 액션 등이 기대를 모아왔다. 웅장한 분위기의 궁궐부터 드넓은 갈대밭까지 아름다운 영상과 비장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하늘 높이 솟은 해바라기를 뛰어넘는 홍이의 모습 등 비현실적인 장면으로 서막을 연다. 천방지축 캐릭터 홍이의 밝은 에너지로 시작된 영화는 오랜 복수의 운명을 빠른 속도감을 전개해 나간다. 한 편의 시같은 문어체적 대사는 연기파 배우들의 입을 통해 묵직한 힘을 얻고 수려한 영상은 근래 한국영화 중 단연 최고 수준을 보여준다.

'광해:왕이 된 남자' 이후 다시한번 사극에 도전한 이병헌의 짙은 남성미와 무협 액션에 도전한 전도연의 차분한 여성미, 복수를 꿈꾸는 김고은의 에너지는 영화의 미흡한 점을 상쇄시키는 영화의 백미다.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협녀'는 이병헌이 왕의 자리를 꿈꾼 야먕의 검객 '유백' 역을, 그의 정인이었으나 배신당한 여검객 '월소' 역을 연기한다. '홍이' 역은 김고은이, 아이돌과 연기를 병행 중인 이준호도 얼굴을 비춘다.'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어공주' '사랑해, 말순씨'의 박흥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병헌과 전도연이 부딪히는 신은 폭발할 듯한 에너지와 기의 흐름으로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냉정과 분노, 복수의 감정으로 인해 차가운 얼굴을 한 월소와 기백의 겉모습과 달리 두 사람의 절절한 사랑은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 눈물을 짓게 만든다.

'협녀'의 기둥은 기존 무협물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른다. 출생의 비밀과 무공을 익히며 성장해가는 주인공의 성장기, 배신과 복수, 그리고 역경과 사랑 등은 익숙한 소재여서 기시감을 준다. 또 무협물 특유의 과장된 동작과 와이어 액션 등은 웃음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를 이루는 기조는 비애와 비장함이다. 어떤 영화보다도 깊은 사랑의 감정을 그린 절절한 멜로물이다.

입에 붙지 않는 대사와 맹인 연기, 여기에 액션까지, 쉽지 않은 연기를 해낸 배우들은 영화 내내 빛이 난다. 이병헌과 전도연의 호흡은 아찔하기까지 하다. 두 배우의 잔잔하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연기를 보노라면 좋은 배우가 주는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다시 한번 되새김질 하게 한다. 여기에 당찬 기대주 김고은과 생명력 넘치는 에너지와 이경영, 김태우, 김영민 등 조연진들의 탄탄한 연기는 이 비장한 복수극와 비애의 멜로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중국식 무협 액션물은 국내 관객들에게 차가운 냉대를 받았다. 그러나 오랜만에 쉽지 않은 도전으로 기품있는 한국형 무협 멜로물로 탄생한 '협녀'가 관객들의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영화 '협녀'는 오는 13일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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