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불명예 기록의 위기에 몰렸다. LG로 팀명을 바꿔 재창단한 이후 처음으로 시즌 10승 투수가 전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0일 현재 LG의 팀 내 최다승 투수는 소사로 7승을 기록 중이다. 그 뒤를 우규민과 루카스가 6승으로 따르고 있다. 10승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소사가 3승, 우규민과 루카스는 4승을 추가해야 한다.
LG는 102경기를 치렀다. 앞으로 남은 경기는 42경기. 5인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간다는 가정 아래 선발 투수 한 명 당 등판 기회는 8~9경기 정도가 될 전망. 그 사이 필요한 승수를 채워야 한다.
지난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재창단한 LG 트윈스는 지난해까지 한 번도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적이 없다. MBC 시절로 범위를 넓혀도 MBC라는 팀명을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1989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10승 투수를 배출해왔다.
올 시즌 LG가 10승 투수 전멸 위기에 몰린 것은 부진한 팀 성적 때문. 팀 승리 자체가 적다보니 선수들의 승수도 많을 수가 없다. 최근에는 선발 투수들의 승리가 불펜의 블론세이브로 날아가는 경우도 많다.
지난 7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는 우규민이 5-2로 앞서던 7회말 무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LG 구원진이 7회말부터 9회말까지 한 점 씩을 빼앗기며 5-5 동점을 허용했다. 우규민은 결국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LG가 연장 10회초 오지환의 결승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8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는 루카스가 승리를 놓쳤다. 루카스도 6이닝 2실점 퀄리트스타트를 기록한 뒤 3-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8회말 불펜진이 동점을 허용하며 루카스의 승리가 날아갔다. 이번에도 LG는 9회초 점수를 내며 4-3으로 승리했다.
우규민과 루카스 모두 10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투수들. 만약 승리를 추가했다면 나란히 시즌 7승으로 10승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었다. 하지만 승리조건을 갖춘 채로 마운드를 내려왔음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고 팀 승리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소사와 우규민, 루카스 모두 아직 10승 달성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쉽지만은 않다. 현재 LG의 전력상 선발 투수가 승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퀄리티스타트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사의 경우 지난 6일 한화전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코칭스태프의 강판 지시에 불만을 표시해 2군행을 지시받았다. 당분간 1군 마운드에 설 수 없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3승을 추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태다.
우규민과 루카스는 10승 달성을 위해 4승을 보태야 한다. 남은 8~9차례의 등판 기회 중 반타작을 해야 한다는 뜻. 하지만 그동안의 승수 페이스를 살펴보자. 루카스는 24경기에서 6승, 우규민은 15경기에서 6승을 거뒀다. 두 선수 모두 남은 경기에서 4승을 추가하는 것은 엄청난 승운을 필요로 한다.
우규민의 경우 3년 연속 10승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할 전망. 우규민은 2013년 10승, 지난해 11승을 거뒀다. 만약 올 시즌 역시 어려움을 극복하고 10승 고지를 밟게 된다면 2008년~2010년 봉중근(11승-11승-10승)에 이어 LG 선수로는 5년만에 3년 연속 10승을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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