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병호와 강정호(피츠버그)는 지난 시즌 넥센 히어로즈 타선에서 92홈런을 합작했다. 박병호가 52홈런, 강정호가 40홈런을 각각 쳤다.
강정호는 시즌 종료 후 해외진출 자격을 얻었고 포스팅을 통해 피처버그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거가 됐다. 그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순항중이다.
11일 현재 강정호는 9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3리 9홈런 3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도 8할2푼1리로 높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강)정호는 KBO리그에서 뛸 때도 빠른 공을 잘 치는 타자였다"며 "메이저리그로 가서도 속구에 눈이 익숙해지다보니 상대 투수들이 던지는 공을 잘 때려내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염 감독은 "(박)병호도 만약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정호처럼 충분히 통할 수 있다"며 "병호는 덩치가 큰 편이지만 순발력도 뛰어나다.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호(소프트뱅크)가 그렇다. 좋은 타구를 많이 날릴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고 해도 '거포'들이 즐비한 1루 포지션 경쟁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다소 불리할 수 있는 입장이다. 염 감독은 "병호는 1루수뿐 아니라 3루수로도 뛸 수 있다"며 "경기를 치르는데 팀에 지장을 주거나 걸림돌이 되는 수비를 하진 않을 거라고 본다"고 수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염 감독은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병호가 정호와 함께 했으면 한다"며 "피츠버그에서 현재 1루수 주전으로 나오고 있는 페드로 알바레즈와 견줘 병호가 결코 뒤처질 게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내 짧은 생각이겠지만 둘이 메이저리그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다면 정말 기분좋고 든든할 것 같다"고 웃었다.
박병호는 이번 시즌을 마치면 구단 동의 하에 해외로 진출할 수 있다. 넥센 구단도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입장이어서 메이저리그를 포함해 더 큰 무대에 도전하는데 걸림돌은 없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지난해 강정호를 지켜보기 위해 목동구장을 찾았다면 올해는 박병호 때문에 발걸음이 잦다.
박병호는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에서도 화력 시범을 보였다. 5회와 8회 연타석포를 쏘아 올리며 시즌 40홈런 고지에 올랐다. 남은 경기에서 10개만 더하면 KBO리그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하는 신기원을 이루게 된다. 아울러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강정호의 미국무대 첫 해 좋은 활약도 박병호의 가치를 높이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박병호와 강정호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메이저리그에서도 볼 수 있을까. 단지 염 감독의 바람만은 아닐 것이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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