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박성웅이 영화 '신세계'의 성공을 돌이키며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한 작품"이라는 남다른 소회를 알렸다.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오피스'(연출 홍원찬, 제작 영화사 꽃)의 개봉을 앞둔 배우 박성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자신의 가족을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회사원이 다시 회사로 출근하는 모습이 CCTV 화면에서 발견되고, 그 후 회사 동료들에게 의문의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올해 제68회 칸국제영화제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개성 있는 연기로 충무로를 누비고 있는 박성웅은 지난 2013년 개봉작인 '신세계'의 이중구 역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영화가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박성웅은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이날 그는 '신세계'의 제작사인 사나이픽쳐스와 차기작 '검사외전'까지 작업하게 된 계기를 알리며 "사투리를 잘 못해 '범죄와의 전쟁' 캐스팅이 불발된 뒤 미안해 한 사나이픽쳐스의 한재덕 대표가 '신세계' 시나리오를 건넸었다"고 입을 열었다.
박성웅은 "그때만 해도 TV 드라마에 주로 나오는 배우로 인식될 때였는데, 다 신의 한수였다"며 "'신세계'에서 두 번째로 태어난 셈"이라고 돌이켰다.
당시의 강렬한 이미지는 박성웅을 대중들에게 더욱 또렷이 각인시켰지만 꼭 그만큼 배우 박성웅으로부터 비슷한 색채의 연기를 원하는 이들도 많아지게 됐다. '오피스'를 선택한 것은 사람들의 예상을 깰 법한 그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박성웅은 "여태껏 센 것만 했다고들 생각하시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선택했다"고 답했다.
극 중 연기한 형사 종훈 역에 대해선 "냉철하고 이성적이려 하면서도 어떤 상황에선 인간적인 모습, 실생활에서 볼 수 있을법한 모습이 있어 그것을 연기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한 박성웅은 "지금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악역이 아닌 역도 많이 했는데 툭 하면 '악역 전문 배우'로 불리지 않나. 이슈가 잘 안 됐다"며 "배우들은 다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도 알렸다.
'오피스'의 종훈 역을 연기하면서는 '신세계'에서 최민식이 연기한 강과장 역을 떠올렸다는 것이 박성웅의 이야기다. 종훈이 영화 속 사건의 외부에서 사건 안으로 걸어들어오는 인물에 가깝다보니 '신세계'의 이자성과 정청 등 인물들의 관계를 오가는 강과장의 역할을 상기한 셈이다.
박성웅은 "처음에 '오피스'의 스토리가 너무 쏙쏙 들어왔다"며 "인물 중 하나인 종훈을 연기해야겠다 생각해 그 인물을 판 게 아니고, 나중에 종훈이 뭘 해야 하나 봤더니 (할 일이) 없더라. 그것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에서 최민식 형이 한게 그거였다. '판을 깔아줄테니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캐릭터 아닌가. 연륜이 있으면 그런 것도 보이나보더라"며 "연륜이 있어보이려 한 건 아니었지만 스토리텔러 역을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인 그는 "배우는 그 역할에 충실한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튀려 하면 영화 전체가 이상해지지 않나"라고 답했다.
한편 '오피스'는 오는 9월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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