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또 완봉' 한화, KIA 잡고 0.5G차 추격

[석명기자] 괴력의 투수 로저스를 앞세운 한화가 KIA를 셧아웃 시켰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시즌 11차전에서 로저스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3-0 승리를 따냈다. 2연승한 6위 한화는 2연패에 빠진 5위 KIA와 승차를 0.5게임으로 좁혔다.

로저스는 이로써 국내 데뷔한 후 4경기 등판에서 3차례 완투승을 거뒀고, 그 가운데 두 번을 완봉승으로 장식하는 무시무시한 피칭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는 5위 경쟁팀 간의 맞대결이라는 것과 함께 로저스와 양현종이라는 두 팀의 에이스간 충돌로도 더욱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로저스가 9회를 홀로 책임지며 무실점으로 버텨낸 한화의 완승이었다. 양현종 역시 6이닝을 던져 1실점으로 막으며 제몫을 해냈으나 타선이 로저스에 꽁꽁 묶이면서 패배를 막지 못했다.

두 투수 모두 5회까지는 나란히 무실점 역투를 하며 투수전의 진수를 보여줬다.

양현종은 1, 2회초 안타 하나씩을 내줬지만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3회초는 삼자범퇴로 끝냈고, 4회초에도 안타 하나를 맞았으나 위기는 없었다.

로저스는 아예 4회까지 12명의 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냈다.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5회, 두 투수는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위기를 맞았고 실점 없이 넘겼다. 양현종은 5회초 선두타자 김회성을 볼넷 내보낸 것이 화를 불렀다. 보내기 번트와 조인성의 파울플라이로 투아웃이 된 다음 권용관의 빗맞은 타구가 행운의 내야안타가 되면서 2사 1, 3루가 만들어졌다.

양현종이 이 위기에서 상대한 타자가 이용규. '커트신공'을 자랑하는 이용규는 양현종의 승부구를 계속 파울로 만들며 무려 17까지 끌고갔다. 그래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양현종이 이용규를 2루 땅볼 유도해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로저스도 5회말 선두타자 이범호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첫 출루를 허용한 로저스는 다음 김원섭의 체크스윙 때 배트에 맞은 타구가 묘하게 3-유간을 가르는 안타가 되면서 무사 1, 2 위기에 몰렸다.

그래도 로저스는 꿋꿋했다. 김민우를 내야 뜬공, 백용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대타로 나선 나지완을 3루 땅볼 유도해 그대로 이닝을 끝냈다.

둘의 희비는 6회 갈렸다. 양현종이 6회초 투아웃까지 잘 잡은 다음 김태균 김경언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김회성을 볼넷 출루시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최진행에게마저 볼넷을 허용, 밀어내기로 1실점을 하고 말았다.

반면, 6회말 로저스는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우월 3루타를 허용하고도 실점하지 않는 놀라운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신종길을 2루 땅볼 처리했고, 박준태의 1루 땅볼 때는 홈 쇄도한 3루주자 박찬호를 포수 조인성이 절묘한 홈베이스 블로킹 후 태그아웃시켜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이후에도 로저스는 필에게 안타를 맞고 다시 2사 1, 3로 몰렸지만 이범호를 포수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한 번 균형이 깨지자 분위기는 한화 쪽으로 넘어갔다. 양현종은 6회까지 투구수가 126개나 돼 물러났고, 7회 등판한 에반이 추가 2실점하면서 승기를 놓쳤다.

로저스는 9회까지 혼자 던지며 5안타 1볼넷만 내주고 삼진 10개를 곁들여 완봉승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