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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클볼러' 옥스프링 "장성우 있어 든든해요"


KIA전 9승투, 3년 연속 10승 눈앞…KBO리그 통산 50승도 가시권

[류한준기자] 투수들은 다양한 구종을 갖고 타자와 승부를 한다. 타격 타이밍을 뺏기 위해 변화구를 던지곤 하는데 그 중 너클볼은 '마구'로 통한다.

너클볼은 회전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변화가 심하다. 던지는 투수도 그렇고 공을 받는 포수 그리고 타자도 공이 어디로 갈 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너클볼은 투수 어깨에 무리가 크게 가지 않는 구종으로 분류된다. 주로 선수생활을 좀 더 이어가려는 베테랑 투수들이 이런 이유 때문에 너클볼을 장착하기도 한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서도 너클볼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투수는 찾기 힘들다. 쉽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역 메이저리거로는 R. A. 디키(토론토)가 너클볼을 던지는 투수로 유명하다. KBO리그에서는 대표적으로 크리스 옥스프링(kt 위즈)이 너클볼러로 꼽힌다.

옥스프링은 2013년과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뛸 때 종종 너클볼을 던져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올 시즌 kt 유니폼을 입은 뒤 너클볼을 던지는 횟수가 부쩍 늘어났다.

그는 지난 20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승리투수가 됐는데 당시 던진 91구 중 21구가 너클볼이었다. 특히 이용규, 제이크 폭스와 승부에서는 너클볼을 주로 활용했다.

옥스프링은 2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9승째를 올려 두자릿수 승수까지 이제 1승만 남았다.

당연히 너클볼도 던졌다. 109구 중 너클볼은 14차례 던졌다. 옥스프링은 KIA전이 끝난 뒤 "경기 초반 커브와 함께 너클볼이 효과를 봤다"고 했다. 그는 "디키나 팀 웨이크필드(전 피츠버그, 보스턴, 은퇴)가 던지는 너클볼 방법과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너클볼은 공을 쥘 때 주로 손가락 관절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너클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다른 변화구와 비교해 구속이 느리다. 디키는 관절이 아닌 손가락 끝으로 너클볼을 던진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빠른 너클볼을 던지는 투수라는 얘기를 듣는다. 옥스프링이 던지는 너클볼도 속도가 느리지 않다. 그는 "거의 직구를 던질 때 그립과 비슷하게 쥐고 너클볼을 던진다"고 밝혔다.

그는 KIA전을 포함해 올시즌 25경기에 나왔다. 총 투구수는 2천569구였는데 너클볼은 지금까지 96개를 던졌다. 비중이 많지 않지만 롯데 시절보다는 분명히 늘어났다. 이유는 있다. 자신이 던진 공을 받아주는 포수 때문이다.

옥스프링은 "장성우가 있어서 좀 더 자주 던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롯데에서 뛸 때 배터리를 주로 함께 한 강민호의 경우에는 너클볼 포구를 힘들어했다. 그래서 너클볼 사인을 잘 안낸 것 같다. 공이 어디로 갈 지 예측하기 힘들다 보니 좀 무서워하는 것 같더라"고 웃었다. 반면 장성우는 강민호와 견줘 적극적으로 너클볼 주문을 한다.

옥스프링은 "롯데에서 장성우와 함께 뛸 때 연습 투구를 종종 받았는데 그 때부터 적응을 한 것 같다"며 "나 역시 이런 부분에서 좀 더 편하다"고 얘기했다. 장성우는 지난 5월 2일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옥스프링은 "몸상태, 경기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선수로 뛰는 동안 너클볼은 계속 던지겠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특별히 너클볼이라는 의식을 하고 던지는 건 아니다"라며 "직구를 던진다고 생각하는게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옥스프링은 "승수에 대한 욕심은 크게 없지만 kt에서 두자릿수 승리를 달성한다면 의미는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뛰었던 세 팀에서 모두 10승을 달성하는 셈인데 내게도 그 부분은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7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국내 데뷔해 4승을 올린 데 이어 2008년 10승(10패)을 거뒀고 2013년과 2014년 롯데에서 각각 13승(7패), 10승(8패)을 기록했다. KBO리그 5시즌 통산 46승(39패)을 거두고 있어 50승 고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편 27일 KIA전에서 옥스프링과 배터리를 이룬 포수는 장성우가 아닌 김종민이었다. 옥스프링은 "김종민도 너클볼을 잘 잡더라"며 "포수를 믿고 던졌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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