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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든의 완봉투, '간절함'이 통했다


28일 LG전 첫 완봉승…2군서 2013년 영상 보며 부진 탈출 노력

[한상숙기자] SK 세든은 2군에 내려가기 전과 후의 성적이 극명하게 갈린다. 세든은 지난 7일 포항 삼성전에서 2이닝 만에 6안타 4볼넷을 내주고 7실점한 뒤 2군행을 통보받았다. 당시 세든의 성적은 1승 3패 평균자책점 11.78이었다.

13일 퓨처스리그 KIA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을 때만 해도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1군 복귀전이던 18일 광주 KIA전에서 5.2이닝 2실점, 23일 문학 KIA전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를 이어가자 다시 기대감이 커졌다.

그리고 세든은 28일 잠실 LG전에서 9이닝 동안 안타 4개와 사사구 3개를 내주고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 완봉승을 거뒀다. 세든의 한국 무대 첫 완봉승이다. 세든은 올 시즌 최다 이닝, 최다 투구 수(113구)를 기록하면서 홀로 경기를 책임졌다.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8회초 SK는 박정권과 이재원, 김강민의 적시타로 3점을 추가해 세든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러나 경기 후반 팀 공격 시간이 길어져 세든의 휴식 시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투구 템포가 끊길 우려가 있었다. 김원형 투수코치는 세든에게 8~9회 등판 의사를 물었고, 세든은 "올라가겠다"는 뜻을 전한 뒤 경기를 스스로 마무리했다.

흠잡을 데 없는 깔끔한 투구였다. 3회말 오지환에게 우중간 쪽 안타를 내준 것을 제외하면 8이닝 동안 선두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아웃카운트를 잡고 시작하니 경기 운영이 훨씬 수월해졌다. 김원형 코치는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으려는 노력이 보였다. 스피드를 떠나, 직구 무브먼트가 워낙 좋아 LG 타자들이 타이밍을 못 잡았다"고 평가했다.

2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세든은 "2군에서 2013년 영상을 다시 봤다. 이를 토대로 문제점을 고쳐나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세든의 문제점은 명확했다. 김 코치는 "뒤에 중심을 잡아놓고 던지다 보니 팔을 앞으로 끌고 나오지 못해 제구에 문제가 많았다. 지금은 릴리스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돼 제구가 많이 안정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투구폼 수정은 없었다. 단지 다승왕에 올랐었던 2013년 영상을 코치들과 함께 보면서 예전의 느낌을 되찾으려 애썼다.

여기에 '간절함'이 더해졌다. 세든은 2013년 14승 6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고 다승왕에 오른 뒤 SK의 재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그러나 기다렸던 성공은 없었다. 지난해 10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4.67에 그친 뒤 방출된 세든은 대만리그에 도전했다.

꾸준히 세든을 지켜보던 SK 관계자는 시즌 도중 밴와트 방출 후 세든을 재영입했다. 2년 전 다승왕 세든에게 거는 기대는 그만큼 컸다. 하지만 경기는 생각만큼 풀리지 않았다. 부진이 계속되자 세든은 어느새 '계륵' 신세가 됐다.

세든은 2군에서 자신의 2년 전 투구 영상을 보며 돌파구를 찾았다. 김 코치는 "다승왕을 거뒀던 선수가 다시 돌아왔는데, 기대 이하의 성적이 나오니 얼마나 속상했겠나. 그럴 때는 선수가 가장 힘들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으려 노력했던 거다. 세든의 간절함이 통했다"고 했다.

담 증세를 호소하며 한 차례 등판을 걸렀던 김광현이 28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하면서 SK 마운드의 흩어졌던 퍼즐이 제자리를 찾았다. 여기에 발목 부상 후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최정까지 이틀 연속 결승타에 홈런을 터뜨리며 건재함을 알렸다. 다승왕의 위력을 되찾은 세든의 활약이 더해지며 SK는 5위 경쟁 동력을 찾았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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