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김대우(롯데 자이언츠)가 87일만에 밟은 1군 그라운드에서 인상적인 한 방을 보여줬다. 김대우는 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맞대결에서 롯데가 3-4로 끌려가고 있던 6회말 박종윤을 대신해 타석에 나왔다.
김대우는 2013년과 2014년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kt 선발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이 던진 2구째 방망이를 돌렸다. 밀어친 타구는 쭉쭉 날아가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김대우의 한방으로 롯데는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kt가 8회초 장성우의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기 때문에 김대우는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롯데가 연장 10회까지 가서 승리하는 데는 김대우의 홈런이 의미있는 디딤돌이 됐다.
김대우는 지난 6월 7일 KIA 타이거즈전을 끝으로 퓨처스(2군)로 내려갔다. 중간에 1군 콜업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다시 투수로 복귀해 퓨처스 경기에 등판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을 뿐 1군행은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된 1일 김문호(외야수) 오윤석(내야수) 안태경, 이정민(이상 투수)과 함께 오랜만에 다시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김대우는 5-5로 맞서고 있던 9회말에도 좋은 타구를 날렸다. 선두타자로 나와 kt 세번째 투수 조무근을 상대로 4구째를 밀어쳐 외야로 보냈다. kt 좌익수 오정복에게 잡혔으나 조금만 더 잘 맞았다면 펜스를 충분히 넘길 수도 있는 장타였다.
롯데는 kt를 꺾으며 최근 3연패를 끊었다. 연장 10회말 터진 최준석의 끝내기 2루타로 6-5로 이겼다. 끌려가고 있던 경기를 뒤집었던 김대우의 투런포가 팀 승리에 도움을 준 셈이다.
김대우는 다른 누구보다 더 한 타석 한 타석이 절실하다. 2군에서 1군 재진입을 위해 땀을 흘렸는데 부상 때문에 재활에 집중해야 했다. 그는 kt전이 끝난 뒤 "그 과정에서 좌절도 했지만 더 열심히 연습했다"며 "1군 복귀 후 첫 타석에서 큰 것을 노리기보다는 정확하게 치려고 했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인상적인 홈런을 친 소감을 전했다.
김대우는 스프링캠프와 시즌 초반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입버릇처럼 얘기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기회가 얼마나 주어질 지는 모른다. 그렇다고 지난 두 시즌 동안과 마찬가지로 좌절만 맛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는 "남은 정규시즌 어떤 자리나 상황에서도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롯데는 kt전 승리로 55승 64패가 됐다. 7위 SK 와이번스(53승 2무 61패), 6위 KIA 타이거즈(56승 61패)에게 각각 0.5경기와 2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