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129구 역투…로저스가 한화를 살렸다

[한상숙기자] '괴물투수' 로저스가 한화를 5연패 수렁에서 구했다.

로저스는 13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8.1이닝 10피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4승을 올렸다. 완투승을 눈앞에 뒀으나, 9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는 바람에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한화는 7-4로 롯데를 꺾고 5연패에서 벗어났다.

1회를 삼자범퇴 처리한 로저스는 1-0으로 앞선 2회말 동점을 허용했다. 아두치에게 우측 담장을 때리는 큼지막한 3루타를 내줬고, 최준석의 2루수 땅볼 때 아두치가 홈을 밟았다.

이후 로저스는 강민호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폭투로 진루를 허용했다. 박종윤을 볼넷으로 출루시켜 2사 1, 2루에 몰렸다. 포수 조인성이 흥분한 로저스를 달래기 위해 마운드를 방문해야 했다. 로저스느 오승택을 삼진 처리하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3회말 김문호에게 중견수 쪽 안타, 아두치에게 볼넷을 내줘 또 2사 1, 2루 고비를 맞았으나, 최준석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이후 평정심을 찾았다. 로저스는 4회말 선두타자 강민호에게 좌측 안타를 허용한 뒤 황재균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박종윤은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5회초 팀 타선이 3점을 추가하면서 로저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로저스는 4-1로 앞선 5회말 2사 1루에서도 김문호의 도루를 저지하며 손쉽게 이닝을 끝냈다.

6회말을 삼자범퇴 처리한 로저스는 7회말 1사 1루에서 박종윤을 초구에 병살타 처리하면서 투구 수를 아꼈다.

로저스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자신이 경기를 끝내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그러나 맞은 공은 점점 외야로 곧게 뻗어 나갔다. 선두타자 아두치에게 우중간 쪽 2루타를 맞은 뒤 최준석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황재균에게 우중간 쪽 적시 2루타를 맞았다. 박종윤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 1, 3루로 몰린 로저스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송창식으로 교체됐다.

1사 1, 3루에서 오승택이 2루수 땅볼을 친 사이 황재균이 홈을 밟아 로저스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한화는 송창식에 이어 권혁까지 구원 등판시켜 경기를 끝냈다.

로저스는 이날 129구를 던졌다. 첫 패전을 안았던 8월 27일 마산 NC전과 최다 투구수 타이기록이다. 비록 완투승은 추가하지 못했지만, 팀의 5연패 탈출을 이끈 역투로 그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