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포수 안중열은 톡톡 튄다. 신인이지만 웬만한 상황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는다. 개성중과 부산고를 나온 그는 지난해 신생팀 kt 위즈의 특별지명을 받고 프로선수가 됐다.
안중열은 지난 5월 2일 9명의 선수가 맞교환되는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롯데 유니폼으로 바꿔입었다. 보통 트레이드가 되면 선수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게 마련이지만 안중열은 예외였다. 그는 "고향팀 유니폼을 입게 된 게 믿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야구선수로 활동하면서부터 언젠가는 꼭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kt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한 뒤 이렇게 빨리 고향팀으로 올 줄 몰랐다.
롯데는 검증된 포수 장성우를 kt에 내주고 대신 안중열을 데려왔다. 장성우가 빠진 자리는 당장 아쉽지만 그만큼 안중열의 가능성에도 무게를 둔 것이다.
안중열은 최근 크게 혼쭐이 났다. 부상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6일 숙소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우측 정강이 부분을 다쳤다. 찰과상이었지만 상처가 깊어 봉합수술을 받았다. 이때문에 1군 엔트리에 빠졌다. 한창 무더운 여름철에 주전포수 강민호의 뒤를 받치는 백업이 꼭 필요한 시기였는데 안중열은 덜컥 부상을 당해 팀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는 "이종운 감독님을 포함해 코칭스태프에게 많이 혼났다"며 "어쩔 수 없이 당한 부상이 아니라 내 부주의로 다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처가 아문 뒤 퓨처스(2군)리그에서 컨디션을 점검하고 8월 25일 다시 1군에 돌아왔다.
안중열은 복귀 이후 포수 마스크를 쓰는 일이 많아졌다. 강민호의 체력 관리를 위해서다. 그는 그라운드에 나서는 일이 신이 난다. 선발이든 교체 출전이든 자리는 상관없다. 투수들의 공을 받고 팀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며 한창 경험을 쌓고 있다.
안중열은 최근 타석에서 좀 더 신경을 쓰기로 했다. 그는 "(강)민호 선배가 워낙 공격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부담도 되긴 하지만 뒤를 받치려면 나도 어느 정도는 쳐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롯데가 장성우를 내보내고 안중열을 데려올 때 가장 우려한 부분은 타격이었다.
장성우는 공격력이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였다. 풀타임으로 뛴다면 20홈런 이상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에 견줘 이제 막 프로선수로 첫 걸음을 뗀 안중열은 모자라는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안중열의 올 시즌 타격성적은 나쁘진 않다. 지금까지 6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3리(104타수 24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2루타 7개, 홈런도 하나 있다.
안중열은 "민호 선배를 대신해 선발 출전하게 되면 안타를 치든 볼넷을 골라내든 최소 두 번 출루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안중열이 힘을 내면 낼수록 순위경쟁 중인 롯데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롯데는 14일 현재 KIA 타이거즈에게 승차없이 승률에서 1리 앞서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7위 한화와 승차도 1.5게임일 뿐이다. 이번주 역시 뒤로 물러날 순 없다. 롯데는 이번주 두산 베어스와 원정 3연전을 포함해 SK 와이번스와 한 차례 경기를 치른다. 9월 들어 보이고 있는 상승세를 이어가야 5위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안중열은 "팀이 꼭 가을야구에 나갈 수 있도록 미약하지만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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