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결국 믿을 건 유희관 뿐이다.
어느덧 5할4푼3리(69승58패)까지 승률이 떨어진 두산 베어스가 실질적인 에이스 유희관의 왼 어깨에 다시 한 번 기대게 됐다.
두산은 최근 8경기서 1승7패에 그쳤다. 지난 13일 잠실 kt 위즈전서 어렵게 6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전날 잠실 롯데전에서 2-8로 완패하면서 분위기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 9월 월간 승률이 3할3푼3리(4승8패)다. 10개 구단 가운데 10위다. 8월 이후 승률만 따져도 간신히 5할(18승18패·5위)을 기록했다.
4위 두산의 잔여 일정은 모두 17경기. 3위 넥센 히어로즈에 2경기차 뒤져 있다. 선수단은 마지막 날까지 최대한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2위 NC 다이노스와 무려 6경기차까지 벌어진 상태다. 따라서 가장 현실적인 목표는 3위일 수밖에 없다. 일단은 4·5위 '준준플레이오프'를 피하는 게 급선무다.
자연스럽게 16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등판하는 유희관에게 시선이 쏠린다. 올 시즌 두산 선발진의 '최후의 보루'처럼 버텨온 그는 최근 7경기 연속 6.1이닝 이상 소화하며 '이닝이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왼 발목통증의 아픔을 뒤로 하고 복귀한 지난달 22일 잠실 kt 위즈전부터 4경기 동안 28.1이닝 25피안타 8실점, 평균자책점 2.54로 맹활약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10일 잠실 KIA전에서도 7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기대에 한껏 부응했다. 비록 두산은 3-5로 패했지만 유희관의 호투는 당시 경기의 가장 백미 중 하나였다는 데 이견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다.
이날 롯데전은 유희관 개인으로서도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다. 16일 현재 17승으로 NC의 에이스 해커와 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3위 윤성환(삼성, 16승)에게는 1승차로 쫓기고 있다. 유희관은 겉으론 "다승왕에 욕심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전혀 눈길이 가지 않을리는 없을 것이다. 시즌 막판 팀을 위기에서 건져내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호투가 절실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개인의 승리가 팀의 승리와 곧장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유희관은 잔여 시즌 3차례 정도 더 등판이 가능하다. 꿈의 20승을 위해선 전승을 거둬야 해 실현여부를 장담하긴 어렵다. 하지만 팀타선이 도와주고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보여준 모습을 꾸준히 재현한다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시즌 18승에 도전하는 유희관이 두산에 또 한 번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안겨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이날 롯데는 이명우를 선발로 내세워 내친김에 2연승에 도전한다. 이명우와 유희관, 잠실벌에서 '좌완 맞불'이 벌어지게 됐다. 5위 롯데는 8위 SK에게도 2경기차로 쫓기고 있어 매 경기 '배수의 진'을 쳐야 할 상황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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