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주만 해도 5위 다툼에서 가장 앞자리에 있었다.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한 9월 들어 부쩍 힘을 냈다. 여기에 순위 경쟁팀들인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가 동반 부진한 덕까지 봤다.
롯데는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1무승부가 포함된 6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앞서 당한 3연패를 끊고 앞으로 치고 나갔다. 9일 SK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연승이 끊어졌으나 다음날 삼성 라이온즈를 4-3으로 꺾었다. 이후 승패가 반복했지만 연패에 빠지진 않았다.
롯데는 지난 15, 16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연승을 올릴 때까지 '가을야구' 진출 마지노선인 5위를 지켰다. 하지만 일주일만에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17일 두산에게 0-13으로 패한 뒤부터다. 지난주에 이어 다시 만난 두산에게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연패는 6경기까지 늘어났다.
▲조급함 또는 부담감
롯데 입장에선 24일 더블헤더로 치러진 두산과 맞대결 결과가 아쉽게 됐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선발로 냈다. 연패를 끊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하지만 결과는 2-3 패배. 상대가 차려준 밥상을 스스로 걷어찬 결과다. 린드블럼-홍성민-이명우-이성민이 이어던진 마운드는 제몫을 했지만 타선 집중력이 전혀 발휘되지 않아 아쉬운 한 점 차 패배를 당했다.
6, 7, 8회 연속해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으나 한 점도 뽑지 못했다. 8회는 두산 투수 함덕주의 폭투까지 나와 무사 2, 3루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황재균, 오승택, 박종윤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가장 득점이 필요했던 순간 롯데 벤치는 마지막까지 가서야 움직였다. 2사가 된 후 김대륙 타석에서 대타 박종윤 카드를 꺼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일단 동점부터 만들어놓고 보자는 적극적인 작전을 못 펼친 것이 한으로 남았다.
더블헤더 2차전은 마운드 운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이날 더블헤더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예전에는 더블헤더를 치를 경우 투수들이 1, 2차전에 연달아 나와 던진 경우가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 상황에 따라 연투도 가능하겠지만 가급적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한 투수는 2차전에 안쓰는 게 맞다. 야수라면 모를까, 투수는 다르다"고 했다.
롯데는 2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경기를 3-1로 뒤집었다. 그런데 이후 일이 꼬였다. 배장호에 이어 등판한 강영식이 오재일에게 투런포를 허용, 3-3 동점을 내줬다. 그러자 롯데 벤치는 1차전 마운드에 올랐던 홍성민, 이명우 카드를 다시 꺼냈다. 그 결과가 좋지 않았다. 홍성민은 역전 주자를 내보내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명우는 대타 양의지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았다.
1차전에 나오지 않았던 투수는 분명 많았다. 롯데는 25, 26일 이틀 동안 경기 일정이 없다.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면 1차전에 등판했던 투수보다는 다른 불펜 자원을 총동원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나았을런지 모른다.
두산의 마운드 운영은 롯데와 반대였다. 1차전에서 선발 이현호에 이어 중간계투와 마무리로 각각 나섰던 함덕주와 이현승은 2차전에 나오지 않았다. 두산은 2차전 선발 앤서니 스와잭에 이어 진야곱과 윤명준이 이어던지며 롯데의 추격을 막았다.
롯데는 24일 현재 64승 1무 73패로 6위다. 5위 SK(64승 2무 70패)와 승차는 1.5경기다. 정규시즌 남은 6경기에서 최소 4승 2패는 거둬야 막판 뒤집기를 바라볼 수 있다.
SK는 남아있는 경기가 롯데보다 많은 8경기다. 만약 SK가 8경기에서 5할 승률(4승 4패)를 맞춘다면 롯데가 4승 2패를 기록한다고 해도 5위로 올라설 수 없다. 롯데는 당장 6연패를 끊는 일이 급선무다. 오는 27일 만나는 상대는 NC 다이노스다. 롯데는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NC에게 4승 11패로 열세다. 연패 탈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틀 간 휴식이 편하지만은 않은 롯데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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