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5위를 노리는 한화가 3위 지키기에 바쁜 넥센을 눌렀다.
한화 이글스는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시즌 14차전에서 로저스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4-0 승리를 따냈다. 한화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롯데와 승률이 같아져 8위에서 공동 6위로 도약했다. 역시 경기가 없었던 KIA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져 8위로 미끄러졌다.
로저스는 한국 무대 데뷔 후 이날까지 9차례 등판했는데 완봉승만 3번을 기록했고, 4차례 완투를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로저스에 꽁꽁 묶이며 2연패를 당한 넥센은 3위 자리가 불안한 상태다.
로저스와 밴헤켄이 선발로 맞붙어 특히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로저스는 감정적인 면에서 기복을 보이며 최근 부진했으나 푹 쉰 덕인지 예전 구위를 완전히 되찾은 모습이었다. 밴헤켄은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3실점)는 기록했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 18일 NC전 등판 이후 7일만에 마운드에 오른 로저스는 완투 완봉을 일삼던 국내데뷔 초기의 '괴물' 모드로 돌아가 있었다. 예리한 제구와 묵직한 구위로 넥센 타선을 요리한 로저스는 9회까지 홀로 마운드를 책임지며 산발 5안타 1볼넷을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아내는 깔끔한 완봉승을 완성했다. 경제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도 많지 않아(113개) 완투를 할 수 있었다.
1회초가 로저스에게 고비라면 고비였다. 1사 후 스나이더를 평범한 우중간 플라이로 유도했으나, 어스럼 저녁 무렵의 조명탑 불빛으로 한화 외야수들이 타구의 방향을 놓쳐 2루타로 만들어주고 말았다.
다음 타자 이택근이 친 공은 총알같이 1루 쪽으로 날아간 잘 맞은 타구. 하지만 1루수 김태균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고, 리드하고 있던 2루주자 스나이더까지 더블 아웃돼 로저스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후 로저스는 위력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2~4회까지 3이닝을 연속 삼자범퇴로 간단히 마무리했다. 5회초 1사 후 유한준에게 좌측 2루타를맞았지만 고종욱(유격수 땅볼)과 김하성(좌익수 플라이)을 범타로 돌려세웠다. 6회초와 7회초에는 2사 후 서건창, 유한준 각각 안타를 내줬으나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8회초 로저스는 2사 후 박동원에 안타, 서건창에 볼넷을 내줘 1, 2루로 몰리는 위기다운 위기를 맞았으나 스나이더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막았다.
밴헤켄은 출발이 좋지 않았다. 1회말 톱타자 정근우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시작했고, 투아웃을 잡아 2사 3루가 된 상황에서 김태균에게 중월 2루타를 맞고 선제점을 내줬다.
2회부터 5회까지는 밴헤켄도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2, 3회는 삼자범퇴로 넘겼고 4회말 1사 후 김태균을 볼넷 출루시켰으나 다음 타자 폭스를 병살타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5회말 선두타자 최진행에게 2루타를 맞아 위기가 있었지만 다음 세 타자를 잘 잡아냈다.
6회말 밴헤켄은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흔들렸다. 곧이어 이용규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연속 진루타로 2사 3루가 된 다음 폭스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고 3실점째를 했다.
그렇게 로저스와 밴헤켄의 명암이 갈렸고, 한화와 넥센의 승패도 정해졌다.
한화는 8회말 바뀐 투수 김대우를 상대로 1점을 더 뽑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정근우가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 3득점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타선에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조이뉴스24 석명기자 ston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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