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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의 파격, 소집 첫 날 45분만에 훈련 끝


자율훈련 시간 부여하며 편한 분위기 연출 "알아서 활용해"

[이성필기자] "우리 선수들은 요령을 모르는 것 같다."

신태용(45)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은 5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호주와의 친선경기 2연전을 앞두고 소집돼 첫 훈련을 가졌다.

전날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등 소속팀 경기를 뛰었거나 유럽에서 온 선수들이 다수 있어 이날은 회복 훈련으로 몸을 풀었다.

보통 회복 훈련이라면 경기에 많이 뛴 선수들은 따로 가볍게 몸을 풀고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전술 훈련에 집중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신태용 감독은 파격에 가까운 첫 날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훈련은 시작 후 45분만에 끝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의 경우 소집 후 첫 훈련도 보통 2시간 정도 한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가볍게 말을 한 뒤 그라운드 바깥으로 나와 벤치에 앉았다. 그는 "할 것이 뭐가 있느냐. 다들 팀에서 뛰고 왔는데 자율적으로 하자고 했으니 숙소로 들어가고 싶으면 가고 더 훈련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일단 가벼운 첫 훈련에는 배려가 숨어 있었다. 전날 K리그 클래식은 스플릿 라운드를 앞두고 정규리그 최종전을 치렀다. 전쟁같은 일전을 벌인 후라 대부분 팀은 선수들에게 2박 3일 또는 3박 4일의 휴가를 부여했다.

신 감독은 "동료들은 모두 휴가를 떠났을 텐데 여기 와서 붙잡혀 있으니 얼마나 힘들겠나. 시즌 내내 성적으로 스트레스 받고 왔을 테니 일단은 편하게 해주고 싶다"라고 가벼운 첫 훈련의 배경을 설명했다. 식사 시간을 확인한 신 감독은 "A대표팀은 약속된 식사 시간을 뒤로 미루는 경우가 많았는데 우리는 당겨야 하나"라며 웃었다.

대표팀의 분위기가 밝았으면 좋겠다는 신 감독은 팀 미팅에서도 선수들에게 시끄럽게 떠들며 훈련하라고 강조했다. 신 감독의 의도대로 선수들은 패싱 훈련에서 소리를 질러가며 장터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부분이 아는 선수들이니 어색함도 없었다.

그러나 막상 훈련이 일찍 끝나 자율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자 선수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볼을 주고받거나 골대를 향해 슈팅을 해보는 정도 외에는 달리 할 것이 없었다. 일부 선수들은 무릎에 얼음팩을 하고 숙소로 일찍 향하며 자율 훈련을 만끽했다.

취재진과 물끄러미 선수들의 자유시간 활용을 바라보던 신 감독은 "이런 시간이 주어졌으면 자기 포지션에 맞는 훈련 활용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풀백들은 오버래핑 방법을 연구하고 공격수는 다양한 각도에서의 슈팅을 하는 식이다. 아직 요령을 모르는 것 같다"라며 슬쩍 참견(?)을 했다.

가만히 지켜보던 신 감독은 자신의 존재가 선수들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며 본관으로 향했다. 신 감독이 떠나자 선수들도 조금 더 편하게 볼을 건드리는 등 제 할 일을 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마지막에 반전을 예고하는 말을 남겼다. 그는 "자율적인 훈련은 계속된다. 그러나 내일부터는 오전, 오후 하루 두 번 훈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빡빡한 일정 속에 자율적으로 훈련에 녹아드는 대표팀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바란 신 감독이다.

조이뉴스24 파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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