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가장 중요한 첫 경기를 두산 베어스가 가져가면서 싱거운 시리즈를 예상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연장 10회 접전 끝에 극적인 끝내기에 성공한 두산과 달리 주력 투수들을 줄줄이 투입한 넥센 히어로즈의 출혈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단기전의 속성상 속단은 금물이다. 역대 포스트시즌 역사가 말을 해준다. 첫 경기를 잡은 팀이라고 해서 특별히 유리할 것이 없는 게 준플레이오프의 진행 과정이었다.
지난해까지 준플레이오프가 5전3승제로 치러진 건 모두 8번. 이 가운데 1차전을 승리한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른 적은 모두 4번 있었다. 절반의 확률이다. 2005년 한화, 2008년 삼성, 2012년 롯데, 2014년 LG가 '50%의 확률'을 만들어낸 팀들이다.
특히 지난 2008년 삼성의 경우 사직에서 롯데에 12-3으로 승리한 뒤 내리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낸 적이 있다. 두산이 '재현하고 싶은' 시리즈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50%의 확률은 동전의 양면이다. 1차전을 진 팀도 똑같은 확률로 진출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두산 선수단 자체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2009년 두산, 2010년 두산, 2011년 SK, 2013년 두산이 바로 1차전을 지고도 시리즈를 승리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1차전을 이기고도 신중한 모습을 잃지 않은 이유다.
넥센으로선 희망을 가질 만한 요소가 또 있다. 적지에서 첫 경기를 내주고 마지막에 웃은 팀을 목격한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지난 2013년 자신들이 상대한 두산이 주인공이다. 당시 두산은 목동에서 열린 첫 2경기를 연패해 선수단이 큰 충격에 빠졌으나 홈에서 열린 2경기를 내리 잡은 뒤 다시 목동으로 옮겨 치러진 5차전서 연장 13회 승부 끝에 최준석, 오재원의 홈런포에 힘입어 8-5로 승리했다.
2년만의 리턴매치. 넥센은 당시의 아픈 기억을 그대로 되돌려줄 기회를 잡은 셈이다.
2차전 선발로 장원준(두산)과 피어밴드(넥센) 두 좌완 투수가 나선다. 시즌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떨어진 장원준,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다소 부진한 피어밴드 모두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1차전과 달리 의외의 타격전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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