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참치' 지동원(24, 아우크스부르크)이 4년 1개월 만에 속이 시원해지는 골을 넣으며 경쟁력을 증명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은 감독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 지동원을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내세웠다. 전날(12일) 훈련에서 지동원의 선발 출전을 예고했고 왼쪽 측면 공격수 연습을 집중적으로 연마시켰다.
지동원에게는 자메이카전이 절치부심의 기회가 될 한 판이었다. 지난 9일 쿠웨이트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차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35분 교체 출전해 10분 남짓 뛰었지만 특별한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부족했던 출전 시간은 지동원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원톱 요원으로 분류되기는 했지만, 측면은 물론 처진 공격수로도 뛸 수 있는 지동원이었다. 어느 위치에서라도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26분 슈팅이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움직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32분에는 이재성(전북 현대)이 중앙선 아래에서 길게 패스한 볼을 잡아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수비수를 앞에 두고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했다. 골키퍼에 맞고 나올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결국, 전반 35분 지동원이 일을 저질렀다. 정우영(빗셀 고베)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헤딩슛해 자메이카 골망을 흔들었다. 정확하게 위치를 잡아 얻어낸 선제골이었다. 지동원이 A대표팀 경기에서 넣은 골은 지난 2011년 9월 2일 레바논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이후 4년 1개월 만이다.
골을 넣은 지동원은 신바람을 냈고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이번에는 기민한 움직임으로 추가골에 기여했다. 후반 10분 김진수의 침투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션 쿠밍스(밀월)에게 밀려 넘어졌다. 자리를 먼저 잡은 지동원을 쿠밍스가 제대로 밀었다. 지동원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선 기성용(스완지시티)이 골로 연결시켰다. 최근 딸을 얻은 기성용은 젖병 세리머니로 기쁨을 함께했다.
자신감이 붙은 지동원은 황의조와 자리를 바꿔 최전방 공격수로 움직이며 더욱 힘을 발휘했다. 18분 황의조의 3번째 골에도 영향을 끼쳤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슈팅이 골키퍼에 맞고 나왔고 황의조 앞으로 흘러 골이 만들어졌다.
한국이 넣은 3골에 모두 관여한 지동원 최고의 날이었다. 제 몫을 충분히 해낸 지동원은 32분 권창훈과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2만8천여 관중의 우렁한 박수는 당연했다. 지동원의 활약 덕분에 한국은 3-0 완승을 거두며 슈틸리케 감독의 부임 1주년을 자축했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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