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미라클 두산, 6병살로 '6홈런 넥센' 꺾었다

[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가 무시무시한 뒷심을 발휘하며 넥센 히어로즈를 울렸다. 거듭된 병살타도 두산의 진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두산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9회초에만 대거 6점을 뽑아내며 11-9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넥센을 누르고 NC 다이노스와 겨루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두산이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넥센은 박동원이 두 차례나 결정적 2타점 2루타를 터뜨렸고, 박병호도 두산의 기를 죽이는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반면 두산은 홈런포가 4경기째 침묵을 지키는 대신 이날 병살타만 3개를 기록했다.

두산은 2회초 2점을 선취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2회말 실책이 겹치며 2-2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계속되는 찬스를 무산시키며 그대로 무릎을 꿇는 것처럼 보였다.

첫 번째 병살타는 3회초 나왔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우전안타로 출루했지만 민병헌의 병살타가 나오며 곧바로 리드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4회초에는 무사 1,2루에서 로메로의 3루수 병살타가 나와 득점에 실패했다.

로메로의 병살타로 찬스를 놓친 뒤 4회말 두산은 박동원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내야 땅볼이 불규칙 바운드로 안타가 되는 불운까지 겹치며 또 한 점을 빼앗겼다. 찬스를 무산시키자 경기 분위기가 그대로 넥센 쪽으로 넘어갔다.

두산의 병살 행진은 끝이 아니었다. 5회초에도 선두타자 김재호가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정수빈의 잘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을 향하며 김재호까지 아웃되고 말았다. 공식 병살타는 아니었지만, 아웃카운트 2개가 한꺼번에 올라갔다는 것은 병살타와 다를 것이 없었다.

4-9로 따라붙은 7회초에는 세 번째 병살타가 나왔다. 1사 1루에서 정수빈의 타구가 투수 손승락을 맞고 2루수에게 향했고, 이는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됐다.

두산은 이미 1차전에서 2개(민병헌, 김재호), 3차전에서 1개(로메로)의 병살타를 기록 중이었다. 이날 3개를 보태 두산의 이번 준플레이오프 총 병살타는 6개로 늘어났다. 기다리는 홈런은 한 방도 터지지 않았다.

넥센은 1~4차전 내내 단 하나의 병살타도 기록하지 않았다. 반면 장기인 홈런은 6개(박동원 박병호 2개, 서건창 김하성 1개)나 나왔다. 하지만 끝내 웃은 쪽은 이날 4차전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믿을 수 없는 집중력을 보이며 경기를 뒤집은 미라클 두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