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나성범의 등판이라는 약속은 지켰다.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2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4-6으로 뒤지던 9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나성범을 등판시켰다. 나성범은 대타 로메로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오재원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나성범의 투수 등판은 플레이오프 시작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중 펼쳐진 자체 청백전에서 마운드에 오르며 실전 등판을 예고했던 것. 김경문 감독은 "마지막 상황에서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등판시킬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김 감독은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나성범의 등판은 팀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 마지막 이닝에 이루어졌다. 공교롭게도 9회말 마지막 타자도 나성범이었다. 나성범은 투수 등판 후에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고, 9회말 2사 주자없는 가운데 자신의 타순이 돌아오자 타자로 나서 이현승을 상대로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경기 후에도 김 감독은 나성범의 등판에 대해 "홈 팬들에게 약속을 했으니까 내보냈다"며 "공을 보니 내년에는 원포인트로 쓰면 되겠더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나 9회말 공격을 생각하면 나성범의 등판에는 의문점이 하나 있다. 2점 차 뒤진 상황. 8회말이 9번 김태군에서 끝났기 때문에 9회말에는 3번 나성범의 타석이 무조건 돌아오게돼 있었다. 또한 나성범을 투수로 기용하며 지명타자가 소멸, 이호준을 대신해 김준완이 우익수 대수비로 투입됐다.
만약 9회말 주자 2명이 출루한다면 5번 이호준에게도 타격 기회가 돌아간다. 이호준은 팀의 주축 타자. 그 자리에 김준완을 투입하면서까지 나성범을 투수로 등판시켰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9회말 공격이 삼자범퇴로 마무리되며 이호준의 교체는 아무 의미없는 일이 됐다. 하지만, 시작도 전에 마지막 공격 기회의 득점 가능성이 낮아지는 선택을 했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김 감독의 말대로 내년 시즌 나성범을 투수로도 기용하게 된다면 이날 나성범의 등판은 NC에게 하나의 소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2점 차에서 일찌감치 경기를 접었다는 해석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조이뉴스24 창원=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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