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시리즈 전적이 그대로 팀 분위기에서 묻어났다. 2015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둔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경기 전 표정이 대조적이다.
홈팀 자격으로 30일 열리는 4차전을 치르는 두산 선수단은 삼성보다 먼저 잠실구장에 도착해 몸을 풀었다. 홍성흔, 오재원, 오재일 등이 속한 타격 훈련 1조가 가장 먼저 그라운드로 나와 몸을 풀었다.
선수들은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푼 뒤 타격 훈련을 하기 위해 배팅케이지로 갔다. 선수들 사이에서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홍성흔은 쾌활한 웃음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두산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김현수는 전날 3차전 호수비에 대해 "야마이코 나바로가 힘이 워낙 좋아서 잡을 수 있었다"며 "다른 선수의 타구였다면 더 앞쪽에 떨어져서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나바로가 친 타구라 더 멀리 날아갔다"고 했다.
나바로는 29일 열린 3차전 8회초 좌익수 쪽으로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김현수는 다이빙캐치로 포구에 성공했다. 삼성의 추격의지를 꺾는 멋진 수비였다.
3차전에서 자신이 친 타구에 발등을 맞아 고통을 호소했던 허경민도 밝은 표정으로 "튼튼해서 잘 안다친다"며 "멍은 들지 않고 조금 부었다. 플레이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4차전에서 안타 하나를 더하면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반면 삼성쪽 분위기는 두산과 조금 달랐다. 4차전을 내준다면 1승 3패로 코너에 몰리게 된다. 5차전에서 승리를 거둔다고 해도 여전히 벼랑 끝이다.
앞서 치른 3경기에서 기대에 못미친 투구내용을 보였던 심창민은 "하룻밤 자고 나면 리셋 되는게 아닌가"라며 "지난 결과는 잊었다. 하루 이틀 경기한 것도 아닌데 오늘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상수는 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길렀던 수염을 말끔히 밀었다. 그는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했지만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 선수들 중 최고참인 이승엽은 "두산에게 상대 전적에서 밀리고 있지만 후배들이 잘할 거라고 믿는다"며 "선수들에게 특별한 말을 하진 않았다. 그럴 경우 오히려 부담을 가질 수 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경기 준비를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두산이 4차전을 잡는다면 시리즈 우승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진다. 5차전 상황에 따라 김태형 두산 감독이 먼저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반면 삼성은 4차전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 2승2패를 만드는 일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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