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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를 원했던 인천의 도전, 꿈으로 끝났다


FA컵 준우승, 비상 원정대 등 단단히 준비했지만 서울 넘지 못해

[이성필기자] 모든 역량을 쏟았지만 마지막 결과는 준우승이었다.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의 도전은 그렇게 끝났다.

인천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치렀다. 팀 창단 후 첫 결승전 진출이라 의미가 있었고 우승에 대한 열망도 컸다.

올 시즌 인천은 난관을 거듭했다. 감독 선임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임급체납은 단골 뉴스였다. 임금을 지급했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뉴스가 됐다. 대표이사 없이 단장만 선임하고 구단을 어렵게 끌고 갔다.

정규리그에서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하위 스플릿(7~12위)으로 미끄러지는 아픔을 맛봤다. 김도훈 감독 체제로 나름 선전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FA컵 결승 진출은 한 가닥 희망이었다. 우승을 한다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한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망신을 당할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투자가 따르게 되고 시에서도 더 관심을 갖게 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인천은 서울의 한 수 아래였다. '경인더비'라 치열한 경기를 했지만 모든 면에서 인천이 불리한 것은 사실이었다. 서울 원정 통산 2승 7무 12패, 통산 18득점 38실점으로 절대 열세였다. 더군다나 최근 서울 원정에서는 5연패를 하고 있었다.

통계가 인천의 우승이 어렵다고 말했지만 인천 선수단은 신경쓰지 않았다. 이날 인천은 비상(飛上)원정대를 조직해 원정 응원을 왔다. 45인승 버스 12대에 나눠타고 원정석 절반 가까이를 메웠다. 총 1천여명 가까운 응원단이 자리를 메웠다. 역대 인천의 서울 원정 응원단 중 최다 인원이었다.

관중석 하단에는 '역사를 쓰고 축배를 들자'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지난해 승부차기에서 시민구단 성남FC가 서울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것처럼 인천도 구단의 새 역사를 만들어보자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인천의 절실함을 아는 서울은 지난해 성남에게 당한 것처럼 또 당하지는 않겠다며 단단히 정신 무장을 했다. 은퇴를 결심한 차두리의 홈 마지막 경기라는 각별한 의미까지 있었다. 케빈을 제외하면 확실한 한 방을 갖춘 자원이 없은 인천에는 그야말로 단단한 벽이었다.

인천은 처절하게 싸웠다. 안면 부상이 있는 측면 공격수 김인성은 마스크를 쓰고 나와 투혼을 불살랐다. 케빈은 수 차례 헤딩 경합을 하며 골을 얻으려 애썼다. 전반 33분 서울 다카하기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인천의 희망은 사라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후반 27분 이효균의 동점골이 터졌다. 쉽게 무너지지 않겠다는 인천의 의지가 동점골로 표현된 것이다. 인천 응원단은 환호했고 서울은 침묵에 빠졌다. 쉽게 지지 않겠다는 몸짓이었다.

분위기를 가져온 인천은 역전의 한 방을 위해 애를 썼지만 정상 도전은 42분 아드리아노의 한 방에 무너졌다. 오프사이드 함정이 뚫리면서 결승골을 내줘 모든 것이 끝났다. 추가시간에는 몰리나의 코너킥이 그대로 들어가며 서울에 세번째 골을 헌납했다. 허무하게 도전이 무산된 인천의 결승전이었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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