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김광현(SK)에게 2009년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악몽이다. '일본킬러'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전한 대회 아시아예선 일본전. 예상과 달리 그는 완벽하게 난타당하며 1.1이닝 8실점으로 강판됐다. 한국이 적지 도쿄돔에서 7이닝만에 2-14 콜드게임패의 수모를 당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이후 6년간 절치부심한 그에게 드디어 설욕의 기회가 왔다. 오는 8일부터 일본과 대만에서 열리는 프리미어12다.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의 주력 선수들이 모두 빠진 대회이지만 일본은 국내파 최정예가 출전한다. 김광현 개인으로선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더구나 한국은 당장 8일 삿포로돔 개막전서 일본과 맞붙는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아직 선발투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정황상 김광현도 유력한 선발 후보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경기 4일을 앞두고 열린 전날 쿠바와의 고척스카이돔 개장 경기에 한국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다분히 일본을 상대로 포커스를 맞춘 등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김광현은 3이닝을 소화하며 쿠바 강타선을 상대로 구위와 컨디션을 점검했다. 결과는 무척 좋았다. 모두 10타자를 맞아 안타 3개만 허용했을뿐 무사사구 무실점 깔끔한 투구를 선보였다. 1회초 2사 뒤 구리엘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무사히 이닝을 마감했다. 선두 레예스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2회에는 알라르콘을 투수 병살타로 직접 처리했고, 역시 선두 바로토에게 우중간 단타를 허용한 3회에도 6-4-3 병살타와 삼진으로 수비를 마쳤다. 투구수 38개로 타석당 3.8개의 효과적인 피칭이었다.
최고구속 148㎞를 기록했고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고르게 던지며 점검했다.
김광현은 "컨디션은 괜찮았다. 8일 열리는 일본과 개막전에 몸상태를 최상으로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일본전 선발 통보를 받은 상황은 아닌데 기대를 걸어도 좋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몸상태와 경기 감각이 떨어질까봐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아 다행이다"며 "그래서 만약 8일 일본전에 나가게 된다면 팀이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잘 던지겠다"고 일본전에 대한 남다른 의욕을 나타냈다.
김광현은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2가지 구종의 투피치피처로 분류된다. 6년 전 일본전서 난타를 당한 것도 이 같은 성향을 완벽하게 분석당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또 다른 브레이킹볼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에서도 나에 대한 전력 분석을 자세히 했을 거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라고 알고 있을 것"이라며 "오늘 쿠바전에는 체인지업과 커브 등 다른 구종을 던졌다. 괜찮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광현은 류현진(LA 다저스)이 빠진 대표팀 마운드의 왼손 기둥으로 여겨진다. 또 다시 푸른 대표팀 유니폼을 걸친 그가 6년만의 명예회복을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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