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정병근기자] 국내 가요계에서 JYP엔터테인먼트의 위치는 확고하다. SM과 YG엔터테인먼트에 이어 빅3로 불린다.
지금은 꽤 많은 연기자들을 영입하며 덩치 큰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발돋움 했지만, JY 하면 아무래도 가수들이 먼저 떠오른다. JYP 수장 박진영이 '현역 가수'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가 제작한 아이돌 중심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K팝을 이끄는 주축 아이돌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몇 년새 잠시 주춤했던 JYP는 2015년,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준비된 '반등'이었다. 3년간의 시행착오로 만들어진 JYP의 시스템이 무사 안착했다. 올해 들어 매달 가수 한 팀을 내놓는 대량생산 체제를 보였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미쓰에이의 '다른남자 말고'와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가 1위를 다투는 기분 좋은 '팀킬'을 만들어냈고, 백아연은 '역주행'의 주인공이 됐다. 밴드로 돌아온 원더걸스는 걸그룹의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줬고. 2PM은 자신들의 앨범을 진두지휘하며 아티스트로 발돋움 중이다. 갓세븐은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고, 데이식스는 차근차근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그리고 최근 데뷔한 대박 신인 트와이스는 JYP의 2015년에 방점을 찍었다.
뮤지션 박진영의 저력도 빛났지만, JYP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의 공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2015년이다. 이미 어느 정도 자리에 올라 꾸준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팀들은 차치하고 원더걸스의 컴백과 트와이스 데뷔는 '박진영의 한 수'가 돋보였던 승부수였다. 벼랑 끝에 섰던 원더걸스는 걸그룹의 진화를 이야기 했고, 미래를 기대케 했다. 쏟아지는 신인 아이돌 전쟁 속 트와이스는 데뷔와 동시에 국내외 이목을 집중시키며 '차세대 대세'로 떠올랐다.
트와이스는 박진영의 '선구안'이 빛났다. 원더걸스와 미쓰에이의 계보를 잇는 걸그룹의 탄생이다. 걸그룹에 대한 박진영의 '감'이 뛰어난 것 같다는 질문에 박진영은 "남자든, 여자든 건강한 친구들이 좋다"고 답했다.
"남자들이 여자를 볼 때는 건강함을 최고의 가치로 보는데, 남자들은 밝고 정직한 게 최우선은 아닌 것 같긴 해요. 저는 (친구들이) 노래를 아무리 잘하고 춤을 아무리 잘 춰도 밝고 맑고 건강하지 않으면 못 하겠어요. 그런 친구들의 꿈을 왜 굳이 이뤄줘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행복한 게 좋아요. 실력과 인성, 둘 중 하나가 부족하면 최대한 공존하게끔 도와주는데 제 꿈은 둘다 갖춘 친구들을 보는 것이죠. 굉장히 드문 경우지만 트와이스는 그 두 가지가 다 있어요. 아직 반의 반도 보여주지 못했어요."
박진영은 트와이스를 원더걸스, 미쓰에이의 비교하는 질문에 "JYP 친구들 중 가장 와일드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원더걸스가 친근하고, 미쓰에이가 여성스럽다면, 그 친구들은 말괄량이다. 나를 제일 안 두려워하는 가수 같다"고 웃었다.
원더걸스의 성공적 컴백도 빼놓을 수 없다. 박진영은 스스로 악기에 재미를 붙인 원더걸스 멤버들의 밴드 변신을 지지했고, 정욱 대표와 함께 온갖 자료를 찾아가며 그들의 음악 공부를 도왔다. 타이틀곡 'I Feel You'도 박진영의 곡이다. 그야말로 물심양면으로 원더걸스를 도왔다.
"악기를 배우고 합주를 하면서 곡 쓰는게 바뀌기 시작했어요. 악기를 다루지 못하면서 곡을 쓰는 친구들도 많아요. 그렇게 하면 송라이팅, 반주 위에 라인을 그리는 정도(탑 라이닝)로 끝나죠. 대부분 공동작곡인 이유가 연주인들이 반주를 해주면 내가 떠오르는 멜로디를 쓰기 때문이죠. 그건 자기가 시작할 힘은 없다는 거예요. 밴드를 하면서 곡을 쓰는게 바뀌더라고요. 멤버들에게 이번 앨범에 마지막으로 타이틀곡을 써주겠다고 했죠. 이젠 먹고 살든 굶어 죽든 알아서 할 때가 왔어요. 제겐 친동생 같은 아이들이니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원더걸스의 실력, 그리고 내일에 대한 신뢰감이 묻어났다.
"다음 앨범이 진짜예요. 이번에는 보조바퀴 달린 자전거에 태워서 밀어줬다면, 다음에는 손을 뗄 거예요. 다행히 원더걸스 친구들이 밴드를 하다 보니 신났어요. 이제 자기네들이 하겠다고 해요. 아이디어도 많고 하나 하나가 다 놀라워요. 지금 아이돌 중 다음 앨범이 최고가 될 가수라고 자부해요. 그들을 외국에도 보내고 밴드 음악하는 사람들과 영감도 나눌 수 있게 도와줄 거에요."
JYP 가수들을 이야기 하는 박진영의 눈빛이 따뜻했다. 돈으로, 순위로 가수들의 가치를 매기지 않았다. 그들의 잠재적 재능을 믿는 '음악 동반자'였다. JYP의 저력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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