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29)가 새로운 외국인선수 전설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테임즈는 지난 24일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홈런왕 박병호(29, 넥센)를 제치고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테임즈가 50표, 박병호가 44표를 얻어 단 6표 차이로 MVP의 주인공이 결정됐다.
KBO리그 사상 최초의 기록을 두 가지나 수립한 테임즈다. 40홈런과 40도루를 동시에 달성하는 40-40클럽, 그리고 한 시즌에 두 차례나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한 것이 테임즈가 올 시즌 남긴 빛나는 업적이다
MVP로 결정된 후 테임즈는 내년 시즌 목표와 50-50클럽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내년에도 다시 MVP를 받고 싶다"며 "40-40클럽도 힘들었지만, 누가 알겠는가. 50-50을 달성할 수 있을 지"라고 활짝 웃으며 답했다.
이어 테임즈는 "첫 시즌 목표가 30홈런이었는데 달성했다. 올 시즌은 40홈런이 목표였는데, 그것도 이뤘다"며 "내년 시즌에는 50홈런을 한 번 쳐보겠다"고 '50홈런 도전'을 선언했다.
테임즈의 말처럼 그의 성적은 매년 향상되고 있다. KBO리그 첫 시즌이던 지난해에는 타율 3할4푼4리 37홈런 121타점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는 타율 3할8푼1리에 47홈런 140타점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홈런 숫자가 37개에서 47개로 늘어난 부분이 눈에 띈다.
테임즈가 목표로 삼은 50홈런은 역대 KBO리그에서 몇 차례 나오지 않은 진귀한 기록이다. 박병호가 지난해(52개)와 올 시즌(53개) 2년 연속, 이승엽이 1999년(54홈런)과 2003년(56홈런), 심정수가 2003년(53개) 기록한 것이 전부다. 총 5차례, 3명밖에 밟지 못한 고지가 바로 50홈런이다.
외국인 선수로 범위를 좁혀보면 50홈런은 전인미답의 기록이다. 지난해까지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로마이어와 페르난데스가 기록했던 45개. 이를 올 시즌 삼성의 나바로와 테임즈가 넘어섰다. 나바로가 48개의 홈런을 기록, 테임즈를 1개 차이로 제치고 외국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KBO리그에는 수많은 '용병'이라 불린 선수들이 몸을 담았다. 그 중에는 꾸준히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선수들도 있다. 타자 중에서는 두산의 타이론 우즈, 한화의 제이 데이비스가 대표적이다.
우즈와 데이비스는 각종 외국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우즈는 통산 최다 홈런(174개)의 주인공. 데이비스는 통산 최다 안타(979개), 통산 최다 타점(591개), 통산 최다 득점(538개)에서 1위다.
외국인 MVP는 테임즈에 앞서 2차례 탄생했다. 1998년 우즈, 2007년 리오스(두산)가 시즌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리오스는 일본 진출 후 약물 복용 사실이 알려지며 KBO리그에서의 기록이 퇴색됐지만, 우즈의 MVP는 그가 최고의 외국인 선수였다는 증표 역할을 하고 있다.
테임즈는 역대 3번째 외국인 MVP를 수상하며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일찌감치 내년 시즌 NC와 재계약을 마쳤고, 50홈런이라는 원대한 목표도 세워놨다. KBO리그를 떠나지 않고 꾸준한 활약을 펼친다면,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수식어도 테임즈에게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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