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여운 남기며 포항 떠난 황선홍 감독, 그의 길


포항에 우승하는 법 알려, 공격수 육성 과제 남기고 다음 기약

[이성필기자] "돌아오세요. 기다릴게요!"

29일 포항 스틸야드,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고별전이 열렸다. FC서울과 최종전에서 2-1로 승리한 포항은 3위로 시즌을 끝냈다.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했지만 누구도 직행 티켓을 놓친 것에 크게 아쉬워하지 않았다.

황선홍 감독에 대한 포항 팬들의 사랑은 뜨거웠다. 경기장 밖 상품 판매대에서의 열기부터 대단했다. 이날 포항은 황선홍 감독의 마지막 경기라는 점을 고려해 그의 현역 시절이 담긴 엽서, 기념 머플러 등 7종류의 상품을 하나로 묶어 50세트 한정판으로 내놓았다.

놀랍게도 판매 시작 30분 만에 동이 났다. 10만원이 넘는 고가의 상품이었지만 황선홍이라는 가치를 아는 팬들 앞에서는 큰 금액이 아니었다. 경기 전날부터 판매대 앞에서 밤을 새운 팬도 있었다. 이들은 경기장 안에서는 황 감독의 이름을 부르며 "돌아오라"라고 소리쳤다.

황 감독은 포항에 무엇을 남겼을까. 팬들은 다양한 답을 내놓았지만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 체제에서 전통 명가의 부활을 확인한 뒤 황 감독이 우승의 맛을 보게 해준 점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는 프런트도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한 포항 구단 관계자는 "감독 재임 중에 더블(2관왕)은 쉬운 게 아니다. FA컵도 2연속 우승을 하지 않았는가. 포항은 우승하는 법을 알며 강해졌다"라고 황선홍 감독의 업적을 평가했다.

2009년 부산 아이파크를 통해 지도자로 데뷔한 뒤 FA컵 준우승이 전부였던 황 감독은 포항 지휘봉을 잡은 이후 우승하는 법을 알았다. 황 감독은 "정말 중요한 것은 우승이 어떤 것인지, 무엇을 가져다줬는지다. 나 역시 팀 우승을 통해 좀 더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라고 말했다.

스틸타카도 정착했다. 포항식 짧은 패스에 기반을 둔 공격 중심의 축구는 K리그 전술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중앙의 역삼각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조합으로 상대팀을 흔들었다. 패스 축구에 최적화된 이명주(알 아인)를 비롯해 김승대, 손준호, 신진호 등 어린 선수들이 황 감독 밑에서 성장했다.

선수 개조와 발굴에 남다른 능력과 집착을 보였던 황 감독은 마지막까지도 아쉬움을 털어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 전문 공격수 육성이다. 황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매 시즌 시작 전 최전방 공격수 영입 꿈을 꿀 정도였다.

그는 "모든 선수가 기억에 남지만, 공격수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 완성시키지 못하고 떠나는 고무열이 가장 머릿속에 남는다. 포항에서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면 한다"라며 지휘봉을 놓는 순간까지도 자신이 해결하지 못했던 아쉬운 부분을 짚었다.

다음 활동할 무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한국이든 중국이든, 일본이든 자신과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다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지도자 경력이 쌓이면서 시야가 더 넓어질 황선홍 감독의 새로운 귀환이 기대되는 이유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여운 남기며 포항 떠난 황선홍 감독, 그의 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