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초심·더블 타이틀·호화피처링 ·…컴백 미리보기

[이미영기자] 가수 싸이의 컴백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길고 길었던 기다림 끝에 내놓는 앨범, 초심을 찾는 여정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싸이가 12월 1일 0시 정규 7집 앨범 '칠집싸이다'를 발표한다. 싸이가 새 앨범을 발표하는 것은 2012년 7월15일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싸이 6甲'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또 국내에서 신곡을 발표하는 것은 2013년 4월12일 공개한 '젠틀맨'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싸이는 '강남스타일로'로 글로벌 스타가 됐고 화려한 행보가 이어졌다. 그러나 그에 따른 부담감 때문인지 공백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신곡 '대디'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마쳤지만 컴백은 무산됐다.

싸이는 지난해 연말 콘서트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새 앨범으로 돌아오겠다"고 선언했다. 연말 콘서트 이후 묵묵히 새 앨범 작업에 매진해 왔고 팬들과의 약속대로 새 앨범으로 컴백하게 됐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의 무게감을 털어내고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9곡이 든 정규 앨범을 얼마나 정성스럽게 만들었는지 봐줬으면 좋겠다"며 전곡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싸이의 초심은 '딴다라'였다

싸이는 해외에서는 B급 정서를 담은 뮤직비디오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국내에서는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음악적 실력을 인정받는 뮤지션이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싸이만의 독창적 음악 색깔이 녹아있어서였다.

그래서 지난해 6월 아이튠즈를 통해 전세계에 발표한 '행오버'는 결과를 떠나 아쉬움이 컸던 노래다. '행오버' 발표 이후 공백이 길어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싸이가 찾은 정답은 '초심'이었다.

싸이가 정의 내린 초심은 '딴따라'였다. 싸이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초심을 찾겠다고 했는데 초심이 뭔 지 모르겠었다. 내가 찾은 초심은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하고 싶은 노래를 하는 딴따라였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분들은 왜 국내 팬들이 듣기 좋은 음악을 안 하고 해외를 의식하는 노래를 하냐고 말씀하시고 어떤 분들은 이 노래가 해외에서 먹히겠냐고 말씀하실 수도 있고 호불호가 갈릴 거다. 겸허히 받아들이는 동시에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게 내가 어렵사리 찾은 초심이었다"고 뚜렷한 주관도 밝혔다.

싸이가 말한 초심, 그리고 싸이다움과 진짜 하고 싶었던 음악. 이 모든 것을 이번 앨범에서 어떻게 녹아냈을까.

◆ 내수용 '나팔바지'+수출용 '대디', 국내외 팬 모두 잡을까

싸이는 '칠집싸이다'에서 더블 타이틀곡을 선보인다. 이른바 국내팬들을 위한 '내수용' 타이틀곡 '나팔바지'와 글로벌 팬들을 겨냥한 '수출용' 타이틀곡 '대디(DADDY)'다. 국내 팬들과 글로벌 팬들,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싸이의 자신감과 욕심이 묻어난다.

싸이는 이날 '나팔바지'와 '대디'를 국내용과 해외용으로 나눈 것을 묻는 질문에 "'대디'는 해외 활동 당시에 이 노래를 만들었기 때문에 지향하는 점이 국내 팬들이 원하는 노래보다 해외에 조준이 돼 있는 곡이다. '나팔바지'는 예전에 내가 했던 걸 다시 해보자는 마음으로 올해 만든 곡이다"고 설명했다.

'나팔바지'는 '강남스타일'을 만들었던 흥행 콤비, 유건형이 작곡하고 싸이가 작사를 맡았다. 70,80년대의 리듬 기타와 굉장히 투박한 드럼 사운드가 녹아있는 복고풍의 트랙이다. 중독성 있는 리듬과 재치 넘치는 가사가 특징. 싸이가 제일 잘하는, 신나고 유쾌한 분위기의 곡이다. 이날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 싸이는 복고풍 나팔바지를 입은 채 특유의 '흥'을 발산했다.

글로벌 팬들을 겨냥한 또 다른 타이틀곡 '대디'는 유건형, 테디, 퓨쳐 바운TM 등이 함께 만들어낸 작품으로, 강렬하고 독특한 신스사운드가 주축이 된 빠른 템포의 중독성있는 댄스곡이다. 2NE1 씨엘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씨엘과 힘을 합치면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싸이는 "두 곡의 비디오가 서로 달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자이언티-김준수-윌아이엠-전인권, 이보다 화려할 수 없다

싸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앨범 전곡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1번부터 9번 트랙까지 모두 공을 들였다. 싸이는 "타이틀 두 곡에 대한 집중도보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정규앨범이니, 1번부터 9번까지 가는 길을 보며 곡 배열을 짰다. 여러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전곡듣기를 추천한다"고 했다.

수많은 가수들이 싸이의 피처링에 힘을 보태며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가수 씨엘이 더블 타이틀곡인 '대디'에 참여했으며, 김준수가 고(故) 신해철 추모곡인 '드림(Dream)'에 , 전인권이 참여한 '좋은 날이 올거야', 블랙아이드피스 윌아이엠(will.i.am)이 피처링으로 함께한 '로큰롤베이비(ROCKnROLLBABY)', 자이언티가 참여한 '아이리멤버유(I Remember You), 개코가 참여한 '아저씨 스웨그' 등이 있다.

싸이는 "음원은 최적화 된 음악을 들려드리는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이 곡을 표현함에 있어서 적합한 사람이 있다면 써서 좋은 음악을 들려드려야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예전보다는 회사들이 강해져서 교류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들이 종종있지만, 활발히 교류를 하고 있고 저의 앨범에도 많이 참여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곡의 한 곡 한 곡에 대해서도 부연 설명했다. 싸이는 "자이언티와 함께한 곡은 '어땠을까'에 이어 X들의 근황을 묻는 노래다. 아련한 목소리였으면 좋겠다 하는 찰나 자이언티가 생각나 함께하게 됐고, '대디'의 CL은 피처링이지만 분량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전인권의 '좋은 날이 올거야'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다. 사람들이 누가 제일 힘드냐 그러면 내가 제일 힘들다고 하는데 그 말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뮤지션으로서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토닥토닥하는 노래여서 상처에 대한 치유가 될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로큰롤베이비'는 신나는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트랙이다. 싸이와 윌아이엠이 한국어와 영어 랩을 서로 주고 받는 것이 인상적인 곡. 작사는 싸이와 윌아이엠이, 작곡은 싸이와 윌아이엠 외에 쿠시와 유건형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