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물러서기는 아깝지 않나요."
돌풍을 일으키며 K리그 승강 최종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수원FC 조덕제 감독의 야심이 불타오르고 있다. 앞으로 두 경기에서 운명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한 번 제대로 해보겠다며 결의를 보였다.
조 감독은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 챌린지(2부리그)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104표 중 51표를 얻어 30표를 얻은 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을 따돌렸다.
아직 조 감독에게는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가장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다. 2일, 5일 예정된 클래식 11위 부산 아이파크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두 경기다. 부산 대우 로얄즈 시절 구덕운동장에서 뛰었던 경험이 있는 조 감독은 5일 열리는 친정집이라 할 수 있는 부산 원정경기에서 승격을 확정지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서울 이랜드FC, 대구FC와의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조 감독의 지도력은 빛을 내고 있다. 상대 팀의 약점을 정확히 간파해 공격 축구로 맞서며 잇따라 웃었다.
부산의 약점도 파악했을까. 조 감독은 "부산은 지난주까지 경기를 했다. 경기력이 유지되고 있을 것이다"라면서도 "우리가 피지컬에서 밀릴 것은 없다. 쉽지 않겠지만 언제 다시 도전하겠느냐"라며 기회가 온 이상 그냥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경기 비디오를 봤다는 조 감독은 "부산의 양 측면은 오버래핑이 잦더라. 그만큼 뒷공간이 생긴다는 뜻 아니겠나. 권용현, 임성택이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라고 분석한 내용을 설명했다.
조 감독은 부산의 각 포지션에 선 선수들의 이름까지 정확하게 거명했다. 분석을 통해 특성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상대는 클래식에서 뛰던 선수들이다. 우리는 챌린지에서 뛰던 선수들이지만 부족함은 전혀 없다고 본다. 선수들에게도 '너희가 질 이유가 없다'라고 얘기했다"라며 선수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음을 강조했다.
내셔널리그 출신 구단이 클래식까지 승격한다면 놀라운 일이자 챌린지 구단들에게도 희망을 안기게 된다. 그동안 클래식 승격은 기존 K리그에 있었던 구단들이었다. 수원FC는 지난 2003년 내셔널리그 수원시청으로 창단했다. 2013년 챌린지가 출범하면서 시민구단으로 전환해 수원FC로 팀명을 변경했다. 현재 3부리그 격인 내셔널리그에서 클래식까지 진입할 위치까지 올라선 것만으로도 대단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조 감독도 꿈같은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고 싶다며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를 포함해서 주위 상황이 괜찮으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싶다. 클래식 승격해서 연패를 당하고 대전 시티즌처럼 중도에 감독이 교체되더라도 일단 올라갔으면 좋겠다. 평생에 남을 일이 아닌가"라며 기적 연출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선언했다.
승강 PO는 1차전 승리팀이 절대 유리하다. 1·2차전에서 양 팀의 승수가 같으면 1·2차전 합산 득실차와 원정 다득점으로 승격팀을 결정한다. 수원FC로서는 1차전 홈경기를 이겨야 꿈에 접근할 수 있다. 지난해 챌린지 4위 광주FC도 클래식 11위 경남FC를 홈에서 3-1로 이기고 원정 2차전에서 1-1로 비기며 승격 기적을 연출했다.
조 감독은 한 마디로 정리했다. "선수들에게 겨울 축구를 한 번 해보자고 했는데 진짜 하게 됐다. 휴식을 취하며 기다린 선수들을 믿을 뿐이다"라고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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