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박병호(29)를 품은 미네소타 트윈스는 들뜬 모습이다. 한국 출신 파워히터가 합류하면서 고질적인 거포 부재 현상을 씻게 됐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박병호 영입을 진두지휘한 테리 라이언 단장은 오랫동안 구단의 간판스타였던 한 선수의 이름을 댔다. 3일(한국시간) '스타트리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이언 단장은 "득점력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박병호는 은퇴한 토리 헌터가 발휘했던 공격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헌터는 1997년 미네소타에서 데뷔해 2008년 LA 에인절스, 201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거쳐 올해 미네소타로 복귀해 은퇴했다. 빅리그 19년 통산 타율 2할7푼7리 353홈런 1천391타점을 기록한 강타자였다. 특히 선수 생활의 전성기를 미네소타에서 보내며 오랫동안 팀의 주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인내심 가지고 적응 기다릴 것"
미네소타는 헌터가 보여줬던 중심타자의 위력을 박병호가 재현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헌터가 올 시즌 기록한 22홈런 이상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셈.
라이언은 "어떤 선수나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FA 선수도 새로운 팀에 오면 적응 기간을 거친다"며 "환경이 달라지고, 관중이나 감독, 코칭스태프도 모두 바뀐다. 우리는 시간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박병호가 초반 부진하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리그에 적응해나갈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박병호의 합류로 3루수 트레버 플루프 등 일부 선수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특별한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라이언은 "현재의 그룹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플루프를 이적시킬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미겔 사노가 외야로 가고, 플루프는 3루를 본다. 박병호는 지명타자, 조 마우어는 1루수를 맡는다"며 "상황이 무척 좋다. 지난해 우리는 점수를 올리는 데 큰 곤란을 겪었다. 이들이 어떻게 함께 하는지 지켜 보겠다"며 남다른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병호, '프리마돈나' 아니다"
박병호를 향한 남다른 믿음은 마이크 래드클리프 인사 담당 부사장의 입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우리는 박병호가 팀에 녹아들면서 아주 생산적인 타자가 될 것이라는 확신과 믿음이 있다"며 "그는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가득한 젊은이다. 야망도 크다. 친화력이 뛰어나 아주 좋은 동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라이언 또한 "박병호는 '프리마돈나(오페라의 메인 주연 여성)'처럼 혼자 튀는 선수가 아니다. 좋은 선수로서 우리팀에 적응하길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리뷴은 "장타력은 시장에서 가치가 무척 높다. 박병호의 경우 지난 두 시즌 동안 한국에서 105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미네소타는 저렴한 가격으로 득점 생산력을 높이려고 한다"면서 "박병호가 한국에서 기록했던 성적을 메이저리그에서도 재현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가 한국 시절의 절반 정도만 기록하더라도 역대 구단 사상 가장 비용대비 효과가 좋은 FA 영입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썼다.
결국 헌터가 해준 수준, 다시 말해 다음 시즌 20∼25홈런 정도를 쳐준다면 박병호 영입은 성공작이라는 전망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