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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 첫 선, 완성도·깊이 다 잡은 수작의 탄생


최민식, 성유빈, 정만식 등 배우들 열연도 빛나

[권혜림기자] 연말 대작 영화 '대호'가 베일을 벗었다. '신세계' 이후 재회한 박훈정 감독과 배우 최민식의 시너지, 한국영화 최초로 호랑이 크리처를 주요 캐릭터로 내세운 과감함 등으로 화제를 낳은 영화는 기대를 넘어서는 완성도와 깊이로 12월 관객들의 발길을 이끌 준비를 마쳤다.

8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대호'(감독 박훈정, 제작 사나이픽처스)의 언론 배급 시사가 진행됐다.

영화는 일제 강점기,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 분)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날 첫 공개된 '대호'는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 박진감 넘치는 서사, 인간의 삶과 자연의 섭리를 향한 고찰을 담은 메시지로 묵직한 대작의 탄생을 알렸다.

최민식은 이번 영화에서 총을 들지 않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으로 분했다. 10년 전, 비극적 경험 끝에 총을 내려놓은 천만덕은 "잡을 것만 잡는 것이 산에 대한 예의"라 여기는 인물. 자연의 생태계와 삶의 섭리, 사냥꾼의 업(業)을 잊지 않는 캐릭터이자 아들 석(성유빈 군)을 끔찍이 여기는 아버지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조선 최고의 명포수로 이름을 떨친 늙은 사냥꾼 천만덕은 지리산 곳곳을 꿰고 있는 밝은 눈과 대호를 잡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유일한 인물이다. 탐욕스런 눈으로 조선 호랑이를 탐내는 일본군 고관 마에조노(오스기 렌 분), 개인적 야망과 복수심에 불타 대호를 잡으려 나서는 조선 포수대 리더 구경(정만식 분)과는 달리, 천만덕은 '산군' 대호를 내버려둬야 한다고 믿는다.

영화 '신세계'와 '명량'의 흥행을 일구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을 얻어 온 최민식은 이번 영화에서도 굵직한 감정선을 그려내며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VFX(시각효과) 작업을 위해 블루스크린 뒤에서, 혹은 대역 배우 앞에서 펼친 연기라고는 믿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줬다. 긴 설명이 필요 없이 깊은 내공을 자랑하며 조선 호랑이 대호와 강렬한 기운을 주고 받았다.

'대배우' 최민식의 곁에서도 기 죽지 않고 제 역량을 뽐낸 아역 배우 성유빈의 연기도도 놀랍다. 자연스러운 사투리 대사 처리와 애틋한 로맨스 연기는 물론, 최민식과 주고받는 농 섞인 대사들에서도 재능 넘치는 새싹의 발견을 확신케 한다.

구경 역 정만식과 칠구 역 김상호는 '대호'의 매 장면 밀도를 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충무로를 뛰어다니며 바쁘게 활약해 온 정만식은 '대호'에서 역대 최고라 칠 만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선하고 수더분한 포수 칠구로 분한 김상호 역시 서사의 주요 장면들에서 임팩트 있는 표정으로 관객을 만난다.

한편 이안 감독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2013)가 호랑이를 주요 캐릭터로 내세우면서도 깊은 몰입도를 선사해 호평을 얻었다면, 한국영화사에서 이같은 도전이 감행된 것은 '대호'의 사례가 처음이다.

영화를 작업한 박민정 프로듀서는 '라이프 오브 파이'의 조련사에게 호랑이 조련의 노하우를 묻는가 하면, CG 작업을 위해 부산의 동물원에 있는 시베리안호랑이를 소스로 촬영하는 등 현실감 있는 호랑이 크리쳐를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알렸다.

박 프로듀서는 "CG 팀이 비디오카메라나 스틸카메라를 수시로 들고 가서 호랑이의 움직임이나 표정 등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해 나갔다"며 "콘티를 보며 필요한 동작이나 호랑이의 습성과 버릇 등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오는 16일 개봉해 황정민, 정우 주연의 영화 '히말라야'와 흥행 대결을 펼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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