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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성 "'청국장 같은 '응팔', 진한 감동입니다"(인터뷰)


"러브라인이 전부 아니죠, '응팔 미덕은 따스한 정"

[이미영기자] '응답하라 1988'에 조연은 없다. 풋풋한 청춘들도, 따스한 부모들도, 살가운 이웃들도, 모두가 주인공이다. 친숙한 캐릭터를 타고 낯설었던 배우들의 얼굴도 가까이 스며들었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요즘 방송가에 가장 핫한 드라마다. 자연스레 배우들의 인지도도, 인기도 쑥쑥 올랐다. 최무성도 데뷔 이래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요즘 '택이 아빠'로 불리고 있다는 최무성은 "작품을 할 때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있기도 했지만, 요즘엔 많이 알아보는 것 같다. 역할 자체의 이름으로 불리는 건 새롭다"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최무성은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 연극까지 두루 출연한, 연기판에서는 잔뼈가 굵은 배우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인육을 먹는 섬뜩한 장면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고,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에서는 살인을 서슴지 않는 두목 역을 맡아 거친 연기를 선보였다. '기황후'에서는 우직한 장수 역을 맡기도 했다.

'응팔'은 배우 최무성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 순박한 이웃이며, 따뜻한 아버지다. 천재 바둑소년이기에 앞서 세상 하나 밖에 없는 아들에게 "사랑한다"며 진심 어린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멋진 '택이 아빠', 꼬마 진주에게 종이인형을 곱게 잘라주는 은근 귀여운 봉황당, 고향 동생이자 동네 이웃인 선영과 미묘한 중년 로맨스를 꽃 피우는 남자 무성. 인간미와 매력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는, 배우 최무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평범한 아버지인 최무성은, 그 어느 작품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응팔'의 무성을 연기하고 있다. 계산적인 연기보다 자연스러운 감정에 마음을 맡겼다.

"신경 써서 연기를 하지 않아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천재 바둑기사를 아들로 두고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택이를 대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똑같지 않았을까. 그런 일상을 연기하고 있어요. '집중해서 이렇게 연기해야 돼'라고 하는 것보다 그냥 편하게, 상대 배우들과 교류하면서 연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대로 연기하고 있어요."

시청자들이 '응팔'에 열광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남편찾기'를 중심으로 한 러브라인에 설레어하는 시청자가 있고, 가족·이웃의 소소한 에피소드에 뭉클함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있다. 최무성 역시 '응팔'을 연기하며, 또 시청하며 많은 감정에 젖어든다고 했다.

최무성은 "'응팔'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표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성동일의 장례식장신이 그렇게 먹먹했다. 웃고 떠드는 모습을 이해 못하는 덕선이와 노을이, 그리고 큰 형이 왔을 때 펑펑 우는 동일의 장례식장 장면이 인상에 남는다. '응팔'은 청국장 같이 삶의 구수한 면을 보여주는 드라마 같다"고 표현했다.

"'응팔'의 인물들은 별세계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이웃들이 친자매처럼, 친형제 같이 따뜻하게 지내는 모습에서 훈훈함을 느끼고, 그 속에서 웃고 우는 장면에서 우리를 보고, 자기 가족들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요. '나도 저랬어' '저랬으면 좋았을 걸' 그런 동질감을 느끼는 거죠. '응팔'이 그런 순작용을 하는 드라마고 제가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참 보람있어요."

최무성은 '응팔'에서 궁금증을 품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비슷한 처지의 선영(김선영 분)과 미묘한 러브라인으로 시청자들을 간질거리게 한다. 혜리의 남편 찾기에 아들 택(박보검 분)도 강력한 후보군이니, 이 역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정작 그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최무성은 '심심한' 답을 내놓는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걸 들었어요. 사실 시청자로서는 저 역시 궁금하죠(웃음). 그런데 남편찾기도, 선영이와의 결혼도 크게 중요하지는 않아요. 촬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그걸 너무 궁금해하는 것보다 지금의 장면, 현재 안에서 집중하는게 맞는 거 같아요. 무성과 선영은 '둘이 잘돼야 돼' 이런 느낌보다 자연스럽게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직접적으로 연애에 진입하는 것보다 생활 안에서 자신의 감정이 흘러나기 때문에 연기하기도 편하고, 시청자들도 납득이 되는 거 아닐까요. 덕선이의 남편은, 덕선이가 결혼해서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응팔'은 생활 속에서 쌓여가는 일상들이 좋아요. 무성과 선영이 열렬하게 사랑하는 중년이 아니라, 남이지만 남이 아닌 느낌, 아끼는 이웃의 모습이 더 좋아요. 멜로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건 정을 나누는 그 따스함인 것 같아요."

이웃들의 살가운 정, 부모와 자식의 따뜻함을 '응팔'의 미덕으로 꼽은 최무성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지금 '응팔'이 한 커플에 집중되지 않고, 각각의 이야기들이 있잖아요. 배우들마다 다 자신의 몫이 있어요. 너무 멜로라인에 집중하는 것보다 이들이 어떻게 되는지 짚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자신의 연기 인생 중 굵직한 사건으로 '응팔' 출연을 빼놓을 수 없다는 최무성. 그는 2016년에도 부지런히 '인생작'들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내년 KBS2 '함부로 애틋하게'와 영화 '소중한 여인'(가제) 출연을 앞두고 있다. 배우 최무성이 보여줄 또다른 얼굴이 기대된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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