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볼티모어 오리올스 선수로 변신한 김현수(27)는 과연 몇 번 타자가 어울릴까.
적합한 선두타자가 없어 고민 중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출루능력 뛰어난 김현수는 한동안 1번타자 후보로 여겨졌다. KBO리그 9시즌 통산 출루율 4할6리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1번보다는 2번타자가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볼티모어의 정규시즌 경기를 독점중계하는 지역 방송 'MASN'은 28일(한국시간) "김현수가 1번타자로 나서는 게 자연스러운 가정이겠지만 볼티모어는 시즌 개막부터 그런 역할을 부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마도 김현수는 2번타자가 적합할 수 있다. 물론 수월한 메이저리그 적응을 위해 타순을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관측이 나온 것은 역시 1번타자 문제에서 기인한다. 올 시즌 볼티모어에서 가장 많이 1번타자로 나선 선수는 매치 마차도였다. 그는 162경기에서 .286/.359/.502의 슬래시라인(타율/출루율/장타율)을 기록했다. 1번타자로서의 성적은 111경기 .300/.364/.512으로 수준급이다. 그러나 시즌 20홈런을 친 파워를 감안할 때 1번보다는 좀 더 타점생산에 용이한 뒷타순으로의 이동이 적합하다는 주장이 많다.
라인업 작성 권한이 있는 벅 쇼월터 감독은 신중한 모습이다. 그는 윈터미팅 당시 "전통적인 1번타자가 요즘은 무척 귀하다. 이런 유형의 선수들은 점점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사안에 따라서 출루율이 좋은 선수 또는 장타력이 있는 선수를 영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요즘 메이저리그에서는 '특정 유형의 선수가 특정 타순에 들어서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타파되고 있다. 득점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힘있는 홈런타자를 2번, 심지어 1번타순에 배치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김현수도 두산 시절에는 정교한 타격과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인정받아 '고정 3번'으로 여겨졌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1번에 이어 2번타자 후보군에 포함된 것이다.
물론 확실한 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볼티모어는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MASN의 오리올스 구단 전담기자 로치 쿠발토는 "김현수는 아직 그레이프프루트리그(플로리다 시범경기)를 1경기도 치르지 않았다. 구단이 판단할 시간은 많다"고 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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